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토니오 Mar 03. 2023

봄을 기다리리는 나무들

2023년이 시작된 지 벌써 3개월에 접어들었다.

3월이 됐음은 여러 변화가 있음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계절이 바뀌고 있음은 굳이 달력의 숫자를 짚어보지 않더라도 바람과 햇살로만으로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 학기를 맞은 학교마다 분주한 지금 봄을 알리는 것들은 많겠지만 봄꽃들을 차례로만 나면서 봄을 맞이한다.


대부분의 활엽수종은 겨울을 나기 위해 잎을 떨구어 최대한 몸을 축소(?)하여 겨울을 난 후 봄이 되어서야 꽃을 피우거나 새 잎을 내는 것을 우리는 학습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가을 화려하게 붉게 물들어 가을을 보는 우리를 즐겁게 했던 단풍나무는 다른 방식으로 봄을 기다리고 있다.

여름내 수고하다아름답게 붉게 변신한 후 낙엽이 되었어야 할 단풍잎은 겨우내 잔뜩 웅크린 채 그 자리에 달려있다

오늘 서울에서 본 당단풍나무에는 유난히 많은 낙엽 되기를 거부한 잎이 보였다.


이들이 모두 떨어져 안 보이면 진정 봄이라 할 수 있을듯하다.

이들은 단풍의 겨울눈을 보호하고자 떨어지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목련의 겨울눈은 따듯한 밍크코트를 입고 있었다면

당단풍은 나뭇잎이 갈색의 트렌치코트를 입은 듯 겨울눈이 새로이나는 자리에서 바람을 막아주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 지나면 매화가 필텐데 그때쯤엔 당단풍도 겨우내 입었던 트렌치코트를 벋고 봄을 맞이하기를 기다려본다.

맹아지에서도 트렌치코트가 보인다

단풍나무와 당단풍나무를 구별함을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단풍의 최선을 다함을 알게 됐으니 봄을 기다리는 우리의 마음은 조금 더 여유로워진다.

작가의 이전글 세계 최초 놀이공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