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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NIZ Oct 25. 2018

생각의 안과 밖

사색: 201407181156 am

생각은 '디스플레이'다. 책상 또는 손바닥 위에 놓인 그것처럼, 생각은 내 창작물이 아닌 남의 파일을 열어서 보여준다. 난 마치 그 지식이 내 것인 듯, 다른 이의 생각을 향해 말(전송)한다. 그러나 그 지식이 누구의 것도 아니듯, 이 경우에 내 말도 진정한 나의 말이 아니다.


내 안과 내 밖에 두 개의 우주가 있고, 그 사이에 양면을 가진 생각이 산다. 생각은 대체로 내 안이 아닌 내 밖의 우주에 깨어 반응한다. 난 그것을 내가 사는 세상이라 여기며 살지만, 내 안의 우주를 향해서는 잠들어 있다. 난 가끔 내 안의 우주에 눈을 뜨지만, 습관처럼 내 밖의 세상에게 숨기려 커튼을 친다.


모양과 이름으로 만들어진 상대적인 내 밖의 우주와, 생각의 커튼 안으로 펼쳐진 절대 세계인 내 안의 우주가 있다. 내 안의 우주는 모양도 이름도 없이 비어 있으며, 소리에 가까운 에너지의 떨림이 있다. 그 떨림이 내 가슴에 전달될 때 생각이 피어 오르고 난 언어를 통해 모양과 이름을 붙여 말로 표현한다. 그러나 표현되는 순간 그 절대적 에너지는 참이 아닌 복제품으로 전락한다. 마치 산이 아닌 산의 모습이 담긴 사진처럼...

20140718115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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