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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NIZ Oct 26. 2018

연극, '양덕원 이야기'

인사말/  '홀로 있음'에 대하여

우리는 홀로 이 세상에 왔듯이 홀로 이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이 두 개의 '홀로 있음' 사이에서도 줄 곧 홀로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함께 있다고 믿기에 항상 외롭다.


가족 안에서 영원하리라 믿었던 '함께 있음'이 아버지의 죽음으로 깨어지자,

상추 팔아 자식 뒷바라지하시던 엄마도, 어린 시절 추억 속의 관모도 영이도 모두 '홀로 있음'으로 변해간다.

관우는 외롭고 쓸쓸하다.


그러나 '홀로 있음'의 본질은 외로움이 아니다.

'홀로 있음'은 외부의 의존 없이 자신만으로 가지는 아름다운 인식의 차원이다.

그래서 '홀로 있음'을 얻은 사람은 외로움을 극복한다.

그는 홀로 있거나 함께 있거나 내면의 평화를 잃지 않는다.


무대 위에서 배우는 완벽히 홀로 있다.

연극이 시작되면 배우는 외부의 의존 없이 자신만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존재를 표현한다.

그래서 무대 위 연기는 외롭지 않다, 외로움은 무대 밖에 존재한다.

연극 중에도, 연극이 끝난 뒤에도 무대 밖 세상이 외로울 뿐이다,

관객도, 배우도...


도쿄 아사쿠사에서

극단 시연 대표 양재현 안토니오

20151114020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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