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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NIZ Dec 13. 2018

수능을 100일 앞둔 아들에게

보낸 편지

나의 아들에게


아들아, 수능 100일 앞에 홀로 서있구나.

그 100일의 끝을 바라보고 있니?

아빠가 너 일 때 그 끝은 벼랑처럼 다가왔다.  

날아오르던가, 아니면 떨어져 버리거나, 돌이킬 수도 없는...

그땐 아빠도 몰랐었다.


그런데 그곳은 벼랑 끝이 아니었다.

그 100일의 끝은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그런 심판대가 아니었다.

그 끝에서, 아빠의 선택을 기다려  새로운 삶들을 만났다.

그 모든 삶들을 사랑으로 마주하니, 아빠의 선택은 스무 살 시절의 특권이 되었다.

의 노란빛을 사랑한 반 고흐, 숲의 노래를 들었던 베토벤, 우주를 바라본 아인쉬타인,

스무 살 시절 나의 선택, 가슴 뛰는 삶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지금 넌 29년 전 아빠의 시간을 보내고 있구나.

혹시 지금, 삶의 무게에 눌려 애쓰고 있지는 않니?

그땐 아빠도 너와 같았지.

그러나 이젠 안다.

삶은 언제나 상상 이상으로 아름다움을...

 

바라보렴, 크게 호흡하렴,

세상이 얼마나 큰 무대인지,

그 무한의 공간에서 춤을 출 때, 삶이 얼마나 설레고 아름다운 것인지...

보이니? 그 삶에게 춤을 청해 보렴,,, 바로 지금, 여기에서...


사랑하는 아들아,

네 안의 우주를 느껴보렴.

삶을 넘어 존재하는 그 무한대의 공간을 찾아보렴.

100일은 참 작지 않니? 한여름 밤의 꿈처럼 그도 곧 지나가겠지!

앞으로의 네 삶은 상상만 해도 경이롭구나.  

너의 작은 100일에 큰 사랑을 주렴.


2012년 7월 25일  

널 사랑함에 춤을 추는 아빠가

20120725120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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