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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미 Sep 30. 2015

드러내는 것과 드러나는 것

2013년 7월 2일의 마음결

요즘 드러내는 삶과 드러나는 삶에 대해 고민해 볼 순간이 여럿 있었다.

드러내는 삶이 무대 위 조명 속으로 스스로 걸어들어가는 모습이라면

드러나는 삶은 내 걸음을 걷다 우연히 다른 이의 눈에 띄는 모습이다.

드러내는 삶은 드러내는 만큼 빛을 받기도 하지만

그만큼의 그림자도 서려 가리어지는 부분이 생긴다.

드러나는 삶은 내 깜냥에 맞게 살아가는 만큼의 빛과 그림자를 갖다가

외부에서 조명을 비출 때 생각지도 못한 여분의 빛과 그림자를 얻는다.

짧게 생각했을 때 드러나는 삶은 나답게 살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피어오르는 향기에 절로 다른 이의 눈에 띄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드러내는 삶보다 드러나는 삶이

멋있고 가치 있어 보였다.

그러나 삶이란 내게서 절로 향기가 피어오를 때까지 잠자코 조명을 거두어주는

약속된 무대 위의 스태프가 아니구나 싶다.

게다가 나는 어떤 방식으로든 어느 순간이든 나를 드러내고 있으며

그것이 어떤 이의 눈에는 드러나는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드러내는 삶과 드러나는 삶을 구분하는 것은

늦봄과 초여름을 나누거나 어제 뜬 달과 오늘 뜬 달을 구분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알겠다.

삶에서 무대가 아닌 곳이 없는데

무대 위에 올라가기가 두렵다며, 아직 대본을 미처 다 외우지 못했다며 헛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아으,

동동다리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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