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주가 지났다
오늘로 봄이, 서우가 세상에 온 지 28일이다. 강하고 진하게 압축되었던 출산일 이후의 시간이 빠르고 쉼 없이 흘러갔다. 출산 당일부터 마음껏 쉬거나 잘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고 무척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난감함은 여전히 유효하다.
서우가 밤에 깨서 울면 아내는 눈을 뜨고 아이에게 젖을 물린다. 아내는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때 잠든 나를 부르거나 혼자 아이를 보거나 하고, 나는 일어날 때도 있고 못 듣고 그냥 잘 때도 있다. 일어나면 나는 젖 물리는 걸 돕거나 젖 먹고 난 서우를 안고 트림을 시킨다. 젖 물리는 걸 보고 다시 혼곤히 잠들거나, 안고 트림을 시키다 깜빡 졸기도 한다. 그런 시간들은 꿈결을 타고 스르르 출퇴근길에, 오전 오후 일하는 일상 속으로 스민다. 스민 시간은 사무실에서 화면을 보다가, 회의하다 눈꺼풀이 내려오는 틈을 타 다시 잠으로 솟아오른다.
한편, 집에 와서 서우가 잠들어 있거나, 눈을 말똥말똥 뜨고 두리번거리거나, 응애응애 울다가 으아아악 악을 쓰거나 할 때 가만히 바라보고, 이런저런 말을 걸어보고, 폭 안아서 토닥거린다. 감은 눈 사이 짧은 속눈썹이 뾱뾱뾱 나있고, 약간 구불거리는 머리칼에서는 은은하게 달콤한 냄새가 난다. 크게 울거나 투정 부릴 때면 아직 눈썹이 나지 않은 두터운 두덩이 굵게 잡히고 이르다 싶은 이마의 주름이 새겨진다. 젖을 물기 전에는 아기새처럼 입을 오물거리고, 혼자 낑낑거릴 때는 강아지인지 염소인지 모를 소리를 낸다. 보는 각도마다 다르고, 아침저녁으로 다르고, 날마다 다른 얼굴이 서우를 스쳐간다. 저 얼굴들 중에 나와 아내의 얼굴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이런 시간들은 입가에 미소로 번지거나 아름다운 생각으로 피어나고, 카메라와 핸드폰에 차곡차곡 담긴다. 사진과 영상을 위해 폰을 바꾼다는 말이 뭔지 알겠다. 계속 얼굴만 보다가 이제 그만 보고 다른 일 해야지 하는 순간 0.5초 만에 스쳐지나가는 웃는 얼굴이 30분을 더 주저앉힌다. 그러다 잠들고, 잠이 깨서 울고, 울어서 달래다 젖을 먹이고 트림을 시킨다. 그러다 꽈르릉, 뿌지직 똥을 싸면 세면대로 안고 가서 엉덩이를 씻기고 기저귀를 갈아준다. 개운한지 팔다리를 휘적거리며 놀다가 잠들고, 잠이 깨서 울고, 울어서 달래다 젖을 먹이고 트림을 시킨다. 단순하기 짝이 없는 일상이지만 놀랄만큼 시간이 빨리 가고 몰입된 시간이다.
그만큼 밀도높은 시간을 살아서인가, 서우는 금방 컸다. 약간 말랐나 했는데 턱이 2개가 되고 허벅지가 2배 넘게 두꺼워졌다. 배는 개구리처럼 터질 듯 빵빵하고, 목청은 득음의 경지로 나아가고 있다. 울기 전에 울상, 칭얼거림이 있었는데 이제는 멀쩡하다가 바로 앙~ 하고 지른다. 무엇이 효과적인지 체득해가는 것 같다. 눈썹도 조금씩 나고 있고 눈동자가 이제 사물을 따라간다. 엎어서 땅을 보게 안으면 곧잘 고개를 가누려 하고 얼굴을 마주 보게 안으면 다리로 내 배를 딛고 점프한다. 1달 만에 이렇게 달라졌고, 또 달라지고 있다. 아기는 잉태된 후 3년 만에 평생 자랄 키의 절반 이상이 큰다고 한다. 서우는 50cm로 태어났으니 2~3년 사이에 1m가 될 것이고, 중고등학생이 되는 10여 년 간 나머지 70~80cm가 크는 것이다. 사춘기가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지만 생후 2~3년에 비할 바가 안된다. 이런 생명의 격변기를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아내와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며 지내야겠다.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