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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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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미 Oct 20. 2017

거기 있었구나, 내 심장아

아빠!

서우가 부른다. 고개를 돌리고 눈을 마주친다. 

거리가 좀 있고 내가 다가갈 기미가 안 보이면 우다다다 기어온다. 

나도 함께 우다다다 기어가 중간에서 만난다. 

마주보며 가까워지는 짧은 순간 서우 입꼬리에 미소가 흐른다.

서우를 안아올리며 볼을 부비는 사이 내 입꼬리로 미소가 흘러들어온다.

흘러들어온 미소가 목을 타고 내려가 심장에 다다른다.

뜨거운 물이 식도를 지나고 위장에 다다르는 것이 느껴지는 것처럼

아빠! 소리가 흘러들어와 심장이 투명해지는 걸 느낀다.

아하, 거기 있었구나, 내 심장아.


아빠?

엄마랑 놀던 서우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고개를 들고 말한다.

그래 아빠 여기 있어

아내와 교대로 먹던 밥을 두고 방으로 향한다.

얼굴을 비추자 씨익 웃는다. 

아빠 불렀어? 

툭 내뱉은 응인지 음인지 모를 한 소리가 귀에 사르르 감긴다.

감긴 소리가 어깨를 지나 손끝으로, 허리를 지나 발끝으로 휘감기며 몸을 띄운다.

띄우는 김에 서우도 함께 하늘로 뛰기로 한다.

같이 점프하는 얼굴에 푸히히 파란 가을 하늘같은 웃음이 투명하다.

무릎에 날개가 달린 듯 가볍다가

날개짓 몇 번에 깃털이 다 빠졌나, 지친다.

휴 하하 재밌었지 서우야?

으응으으으으!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더 뛰라 한다.

그래 알겠다. 더 뛰마. 아니, 더 날아보마.

쿵쿵 매트 바닥이 울리는 줄 알았는데

들썩거리는 서우 엉덩이에 내 심장이 쿵쿵 뛴다.

어? 거기 있었구나, 내 심장아.

후다닥 다가오는 아들... 휴대폰 잡히면 끝장이다 두근두근
끼야~ 높이높이 좋아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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