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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트윤antyoon May 14. 2024

판 깔아주세요!

잘 놀다 갑니다.

'여고추리반' 영업당해 버렸습니다.

By Jeong-Yoon Lee


리뷰의 신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을 어찌어찌 알고리즘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리뷰를 알차게 해 주셔서 재미나게 보고 있는 채널 중 한 곳입니다. 넷플릭스 삼체 리뷰 영상을 보고 바로 영업당해 정주행을 여러 번 시도 끝에 겨우 보게 되었어요.(영 몰입도가 떨어진 이유가 원작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그래서 원작으로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3권 세트라 멈칫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등산에 맛들려 오늘은 어떤 코스로 등산을 해볼까?를 고민하던 차에 3일 연장 비 소식이 들려와 책을 읽을까? 뭘 정주행 할까?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올라온 여고추리반 리뷰 영상을 보고 바로 영업당해 시즌 1과 2를 정주행 완료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정종연 PD님이 작품이었지! 시즌2까지 제작하고 tvN을 퇴사하셨다고 그래서 시즌3은 임수정, 김아림 연출이라고 소개되었더라고요.(부담이 크셨겠죠?)


1박 2일이나 무한도전에서도 멤버 구성의 합이 최고로 좋았을 때가 있지 않습니까? 누구 하나 아무 사고 없이 이대로 영원히 함께했으면 좋겠지만 부득이한 사건사고로 한 명씩 빠지게 되면서 막을 내리게 되거나 전 멤버 교체가 되기도 하잖아요. 그러면 원년 멤버의 팬들은 자연스럽게 떠나게 되면서 그 프로그램과 이별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유튜브의 레전드 무한도전을 그렇게 찾아다니면서 보고 있는 거 같아요. 보통 예능이 초반엔 캐릭터를 잡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해서 재미가 덜하기 마련이고, 각각의 캐릭터가 잡히면 그때부터는 케미가 터지면서 최상의 장면들을 만들어 내는 거 같습니다.


여고추리반 시즌1을 시작하려는데 어머나 16부작?(이래서 날 잡고 시작해야 합니다.) 정종연 PD 님은 데블스 플랜 방영을 앞두고 채널 십오야에 나왔을 때 처음 알게 되었는데 "아~저분 프로그램 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바로 들더라고요. PD 님에게 매료되어 '더 지니어스'와 '소사이어티 게임'을 정주행 완료하고 넷플릭스 '데블스 플랜'도 공개되자마자 바로 봤습니다. 여고추리반은 그 당시에는 흥미가 안 생겨서 보기를 미루고 있었는데 '어. 머. 나.' 내가 제일 좋아할 장르였잖아! 여고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추리물이라 기대되는 마음으로 정주행을 완료하였습니다.


시즌1 1화부터 모든 멤버들의 합이 놀라울 정도로 좋습니다. '브레인, 직감, 신체' 뭐 하나 빠진 게 없이 딱딱 캐릭터가 잡히고 '지체됨'이 없다 보니 '확' 몰입해서 보게 되더라고요. 어차피 완결이 되어서 따라가면서 보기만 하면 됩니다. 멤버 구성의 합도 좋고 재재님 정말 천재 아닌가? 싶고, 예나는 왜 이렇게 귀여운 거예요? 귀여워도 본인이 해야 할 몫은 충분히 해내고, 스토리 반전도 좋았습니다. 제작진들이 스토리 짜고, 세트 구성하고, 게임 만들고 모든 것에 '집착적 정성'이 느껴지니까 나의 시간이 1분 1초도 아깝지 않더라고요. 선생님, 학생 연기도 훌륭해 멤버들이 진짜 학교 다니듯이 나와서 즐겁더라고요. 시즌2까지 너무 재밌게 봐서 시즌3은 완결되면 볼까 말까 하고 있는데 같이 추리하면서 보자 싶어서 시즌 3도 시작해 버렸습니다. 우리 다 같이 추리해 봐요!


시즌3은 정종연 PD가 빠지고, 환승연애 3의 이진주 PD가 빠진 것처럼 재미 없어지는 거 아니냐는 걱정의 소리가 있었는데 3-4화가 공개되고 다들 걱정이 사그라든 거 같더라고요. 주말 동안 '혹성탈출:새로운 시대' 영화 리뷰가 한꺼번에 올라와 하나씩 보게 되었는데(한 편도 본 적 없는 영화지만) 개봉된 시대마다 사회의 문제점을 반영한 심오한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리뷰를 듣고 마냥 재밌게만 볼 게 아니라 그 안에 내포된 현시대의 어두운 음지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어떤 메시지가 숨겨있는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더라고요. 이번 여고추리반 시즌3도 3-4화가 공개되고 저는 몰랐던 학생들의 스포츠 도박과 마약 관련 힌트가 암시되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된 거 같아요. 과연 어떤 마무리가 될지 너무너무 기다려지는 금요일 낮 12시입니다.


저는 이런 케미 좋은 멤버구성의 예능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회사의 분위기와 참 닮아있다고 생각한 거 같아요. 회사는 직원들이 집중해서 자신의 역량을 맘껏 뽐낼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인재들은 알아서 본인의 몫을 해낼 테니까요. 저도 합이 좋았던 구성원들을 여러 번 만난 적이 있는데 마치 우리가 어벤저스라도 된 것처럼 이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겠는데? 들어와 들어와! 이런 자신감까지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이럴 때 꼭 회사와의 맞지 않는 부분이 생겨 퇴사를 하게 되었지만 판 깔아주세요! 잘 놀다 갈게요!!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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