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뭐야?
친한 친구가 느닷없이 물었다.
사랑해 봤어?
너무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듯 그 질문이 생뚱맞고 느닷없는 이상한 질문이었다.
선뜻 대답을 못하고 웃음으로 대신했다.
묘하게 사랑해 봤어?라는 흔한 물음이 신선했다.
나의 연애사를 대충 아는 친구라 일부러 물어본 것 같았다.
비웃기라도 하듯이 남자를 너무 모르는 것 같다며 그래서 ”네가 항상 외로운 거야. “ 라며 술잔을 기울였다.
너를 사랑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느끼고 받을 줄도 알고 고마움도 당연한 게 아니고 너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고 그 정도 할 수 있는 거라며 내가 안타깝다고 했다.
그걸 모르고 삐딱하게 마음을 어지럽히니 괴롭고 힘든 거다.라는 친구의 말이 가슴에 꽂혔다.
되물었다.
사랑이 뭐야? 너는?
친구는 딱 한 마디로 대답했다.
“다 해 주고 싶은 거.”
그 대답을 듣고 자신 있게 답했다.
두 번의 사랑 했었네.
둘 다 뭐든 해주고 싶었으니까.
만나면서 섭섭함, 미움, 분노등 부정적인 감정들과 섞여서 퇴색되어 갔지만 분명 좋아하고 아꼈던 마음으로 사랑했으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지긋이 바라보던 친구는
“그래. 맞아.” 너는 참 여리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 같은 어른이야. “
아이 같은 어른인 너는
사랑하는 관계 속에서 성숙하지 못한 생각과 표현들을 하고 상대방에 대한 공감능력도 살짝 떨어진디고..
나는 그 말에 공감이 되었다.
아이 같은 어른이란 말이 나를 짧고 굵게 확실하게 정의 내려준 것 같았다.
마음이 저려 왔다.
내 마음과 다르게 사랑도 고마움도 삐뚤어지게 향했던 것이 나의 성숙하지 못함에서 비롯된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이었다.
사랑하는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떠올려 보니 아이들에게도 부모님에게도 친구에게도 연인에게도
나는 아이 같은 어른으로 사랑을 했다.
나의 어린 시절부터 힘께 해 온 친구가 해준 말은 내안에 잘 저장해 놓아야지.
친구에게 오늘 “네가 해준 말이 나에게 어떤 울림을 주었는지 알아갈게.”라고 밀했다.
친구는 막 웃으며 “이것 봐.” 아이 같다니까. 하며 나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그냥 아무 말 안 해도 돼. “ 라며 계속 웃으며 이야기했다.
“너, 아이 같은 어른이 칭찬이면서 욕인 거지.? 맞지?라고 물었다.
친구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웃다가 “맞아.”라고 말하며 나를 안아 주었다.
관계가 좋을 때는 괜찮다.
뭔가 오해가 생기거나 다툼이 있을 때 아이 같은 어른인 내가 나를 더 힘들게 만들어 간디는 것을
나는 안다.
고마움 잊지 않고 상대에 대한 마음 챙기기에 서투른 나를 이해해 줄 거란 착각을 했다.
내가 싫은 건 다른 사람도 싫을 텐데
나는 내 생각만 했다.
아이들이 나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가 나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친구와 헤어진 후 천천히 집으로 걸어갔다.
이런 친구가 내게 있어서 좋다
나의 어리석음을 귀엽게 표현하는 그녀의 유쾌함과 성숙한 조언이 좋았다.
그 순간 일았다.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여도 기분이나 감정 다치지 않게 지적과 조언을 하는 친구의 계산된 타이밍과 유쾌함이 아이 같은 어른인 나에게 잘 전달된걸 보니
친구가 내게 하려 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알았다.
시간을 두고 기다릴 줄 아는 단단한 마음 근육을 키워야 한다.
나와 말하기 싫어하는 아이를 인정하고 기다릴줄 아는 단단함,인간 관계에서 불편하고 힘든시간이 와도 도망가거나 회피하지 않고 그자리에서 잘 버텨내는 용기와 유연하게 대화할수 있는 마음 그릇만들기를 해야겠다.
나는 아직 아이 같은 어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