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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오아쿠아 Oct 01. 2023

썼다 지웠다

나의 뇌가 정지된 것 같다

처음 이곳에 글쓰기를 시작한 이후로 처음으로 글쓰기를 오랫동안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몇 번이고 제목과 글쓰기 소재를 가지고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자꾸만 머릿속이 하얘지고 번뜩하다가도 이내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자기 암시를 기도문을 통하거나 필사도 해보았다.

조금씩 나아지는가 싶다가도 또다시 무기력해지고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것이 두렵기만 했다.




내가 유일하게 습관이 되어하는 것이라곤 러닝뿐이다. 잘 아는 지인, 친구들도 아닌 반가운 첫인사와 끝인사를 나누는 크루와의 달리기가 내 정신을 붙잡아 주고 있다.


온전한 몰입은 딱 이 러닝 하나다.


나는 소망한다.

온전한 몰입과 집중으로 일하기

온전한 휴식 취하기

온전한 식사 즐기기

온전한 요가수련하기

온전한 관계 맺기를 위한 정성과 성찰하기

 

이것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나의 성찰일기이자 삶의 과제이다.


수많은 좋은 영상과 명언, 확언들을 보고 듣기를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지쳐버린 나를 보았다.


잠시 안 보고 꺼두기로 했다.

오히려 이런 영상물들을 보고 듣고 있는 내내 나의 자존감이  떨어지고 나의 뇌가 정지돼버린 것 같았다.


나는 나의 색으로 살아가야 함을 너무도 잘 안다.


좋아하는 것을 유지하는 것과 힘든 것 울 유지하는 것에는 한 가지 분명한 공통점이 존재한다.


나를 지키고 나와의 만남이라는 오로지 그 한 가지가 반드시 존재한다.

나의 생각이 많은 것을 제자리로 옮겨다 주기도 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반드시 나의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많은 것을 실행할 수 있으니까.


한국 와서 처음 맞은 추석에는 부모님과 동생들을 만나며 몇 년 만에 가져보지 못했던 풍성함을 느꼈다. 많이 늙으신 부모님을  바라보며 마음이 저려오기도 하고 아직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생각도 했다.

추석의 달은 아주 동그랗고 예뻤다.

아마도 추석의 달사진을 많은 사람들이 찍었을 것이다. 핸드폰으로 달사진을 담는 모든 사람들은 어떤 모습과 어떤 마음이었을까?


누구는 간절히 소원 빌어보기와 기도, 누구는 가족, 연인과 “얘쁘다”는 감탄사와 함께 순간을 포척하고 즐기기, 누구는 외로워서 눈물도 흘렸을 테고  여러 가지의 모습이었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달사진을 찍었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고 정지된 것 같은 나의 뇌는 아직 잘 가동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마음이 가는 대로 써보고 움직이고 정리하기로 했다.

눈에 보아는 어질러진 물건들 제자리에 놓기, 엄마가 싸주신 반찬과 과일 소분해서 냉장고에 넣기, 이참에 냉장고 청소와 정리하기(^^), 흰옷먼저 세탁기에 돌리기를 하고 러닝화를 하나 사야겠다.


오프 된 뇌를 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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