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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오아쿠아 Jul 15. 2023

뇌피셜인가? 오피셜인가?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독일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지 내일이면 딱 이주가 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짐정리로 집은 어수선하다.

서울에서 좋아하는 곳 (나에게 있어서는 원탑)으로 왔다. 때마침 서울 시립 미술관에서는 너무나 좋아하는 에드워드 호퍼의 전시가 개최 중이다.

이런 행운이 있다니 너무 좋아서 오늘의 서울이 너무 아름답다.


에드워드 호퍼 전시는 서울 시립미술관과 뉴욕 휘트니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첫 국내 전시이다.

일상을 아주 담백하고 직관적인 시각에서 표현해 낸 그의 정서가 나는 너무 좋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애드워드 호퍼는 캔버스 오른쪽 하단 부분의 자신의 사인필체와 그의 습작들과 중절모를 쓰고 외출했다는 점을 미루어보아 깔끔하고 정돈된 것을 좋아했을 것이다. 뇌피셜이다.


그가 바라보는 시각은 지극히 우리의 일상 속에 있다.

그 평범한 일상을 그는 특별하게 여기게 해주는 따뜻함이 있다.

계단, 창문, 뒷모습에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는 힘이 있다. 캔버스에서 느껴지는 삶을 이어가는 문을 열어주는 듯하다.


에드워드 호퍼의 수많은 작품 중 나는 이층에 내리는 햇빛과 밤의 창문 그리고 황혼의 집이다.

밤의 창문은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접한 그림이었는데 황혼의 집보다 7,8년 전에 그린 그람이다.

정면에서 볼 때와 사이드에서 볼 때의 매력이 두드러진다.


잔잔하게 전해오는 그의 일상을 느끼고 어제의 힘들었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1층 전시실을 빠져나오면서 코끝에 여지없이 전해지는 커피 향에 마술관을 바로 나오지 못하고 카페로 향했다.


팬심으로 본 에드워드 호퍼의 전시는 그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미디어와 잡지책으로 가질 수 없는 생생한 붓터치, 색감으로 나에게 많은 공감과 위로를 아낌없이 내주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우리는 제각각 특유의 감수성과 섬세한 정서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나를 달래줄 하나의 장소, 예술작품, 그 어떤 무엇이든 간에 나만의 기억과 상상력을 가둬둘 곳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어제의 나, 오늘의 나, 내일의 내가 다채롭게 펼쳐지기를 이곳에서 오늘의 나를 가둬두기로 했다.

언제든 행복했던 나를 꺼낼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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