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야근에 타임 리밋이 걸렸다.
아, 사실 직장에 사이버 대학교에 다니는 걸 말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주말에 뭐하세요? 어디 가세요? 라는 질문에
"중간고사 준비해야죠.”라는
굉장히 뇌를 빼버린 대답을 해버린게 문제였다.
중간고사…?
질문의 꼬리를 잡는 건 순식간이었다.
물론 일이 먼저다. 이건 진짜다. 하지만 중간고사는 조금 다르다.
성적에 30%, 많게는 40%가 들어가는 시험이지 않나.
공부는 몰라도 시험은 우선 순위를 초큼 올려도 되지 않나?!
그런데 미팅을 오후 9시에 잡는 건 초큼, 아니 그냥 인간적으로 별로지 않나!!!
라는 마음으로 미팅을 끝내고 호다리닥닥 노트북을 갈아치웠다.
개인 노트북은 맥북이라 언어 설정을 바꾸는 데 Tab을 쓴다.
윈도우에서 맥으로의 인식 전환 무-빙을 마치고 정갈히 앉았다.
사이버 대학교의 시험은 꽤나 믿음에 의존하는 시험이 아닐까 싶다.
카메라나 마이크를 켤 줄 알았지만 그런 건 없고, 그냥 부정행위 금지 서약을 하고 시험을 본다.
솔——직히 맘만 먹으면 Chat GPT와의 달콤한 파트너가 되어 룰루랄라가 가능하다는 뜻
물론 양심에 손을 얹고, 무감독 시험으로 유명한 제물포고 출신으로써 정당하게 시험을 봤지만,
과연 내 경쟁자들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었다.
시험이 끝나고 앞으로 남은 중간고사는 4개.
이 산을 4번이나 더 넘어야 한다는 건 끔찍하지만…
보람차고 의욕적이다. 사실 이 느낌을 위해 학교를 다니는 게 아니었나.
지금 시험 기간인 모든 대학생 여러분 화이팅하시고
직장 다니면서 꾸역꾸역 무언가를 시험받는 직장인 분들의 무궁한 영광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