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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지아빠 Feb 17. 2020

[독서] 519. 문명의 충돌, 새뮤얼 헌팅턴

미중 무역충돌과 한국


저자의 통찰력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유럽과 미국의 그리스도문명, 중동의 이슬람 문명, 아프리카문명, 인도 힌두문명, 동아시아 유교문명, 일본문명, 라틴아메리카문명 등으로 구분하며, 지난 100년 그리스도문명이 크게 세계를 움직였었다. 하지만 예전 문명 핵심국들이 다시 예전과 같은 지위를 찾아갈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리고 같은 문명끼리 충돌보다 타 문명 간 충돌이 훨씬 위험하다는 말한다. 그 중 이슬람문명은 내외부 모두 가장 폭력적이다. 수없이 많은 사례들을 통해 설명하였고, 미래에 대한 예견도 하였다. 25년이 지난 지금 그가 말한 모습을 우리는 실제로 겪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미중무역전쟁 속에서 한국은 어떤 위치일까 고민해 보았다.


중국은 과거 역사 속 세계의 중심이었다. 그 의식은 미국과 패권다툼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G2에서 G1으로 올라서고자 하자 미국이 간섭하기 시작했다. 과연 중국은 G1이 될 수 있을까? 그건 알 수 없지만 미국과 중국은 이제 끝없는 패권다툼을 진행할 것이다. 마치 냉전시대의 미국과 러시아처럼 그럴 것이다. 결론적으로 러시아의 몰락으로 냉전시대는 막을 내렸다. 그 후 미국은 전세계 리더로 경찰국가로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그런 미국이 얼마전 미중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처음엔 미국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과 중국의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구문명은 경제는 자유주의를, 정치는 공화정을, 종교는 그리스도교를 기반으로 전세계를 점령해 나갔다. 중국은 경제는 사회주의에서 자유주의로 전환하였고, 정치는 공산당 엘리트 정치를, 종교는 뿌리깊은 유교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유주의로 전환 후 지난 30년간 굉장히 빠른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이런 성과는 중국 정치특성이 그 효과를 발휘했다. 그리고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유교문화가 그런 성장에 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 덕에 중국은 빠르게 G2 국가가 되었다. 군사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중국 대륙을 넘어 전세계로 군대를 보내는 날이 멀지 않아 올 것이다. 빠른 발전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중국 공산당이다. 중국 공산당은 수직적 구조와 복종으로 아주 빠른 의사결정과 집행이 가능하다. 7천만명의 공산당원과 피라미드로 구성되며, 열명도 안 되는 최고당원, 그리고 최고 정점의 지도자는 무수한 경쟁을 통해 선정된다. 이런 경쟁을 통해 최고지도자가 지속적으로 선출된다면, 중국의 빠른 발전과 변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현재 미국과의 패권싸움도 그래서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 

만약에 이 체제가 흔들린다면? 어떤 최고지도자가 더 긴 시간 통치하고 싶어 한다면? 그리고 그의 아들을 다시 최고통치자로 만들고 싶어 한다면? 그래서 지금의 인재선발 시스템이 붕괴된다면? 중국 발전의 가장 큰 성공요소가 가장 큰 불안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시진핑은 지금 장기집권을 가속화 하고 있다. 지금 방식으로 다음 지도자를 지속적으로 뽑아낼 수 있다면 중국은 한 세기 안에 미국을 이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로마의 오현제 시대의 종말을 우리는 알고 있다. 철인정치인으로 칭송하는 아우렐리우스마저도 오현제 중 유일하게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줬다. 물론 아우렐리우스만 아들이 있었다. 왕위를 물려받은 콤모두스는 공포정치를 통해 로마의 세락을 만들었다. 


동아시아에서 일본은 좋은 사례가 되어왔다. 일본의 경제성장 모델을 그대로 한국에서 모방하였고, 그것을 그대로 중국이 모방하였다. 한중일 철강, 한중일 조선, 한중일 전기전자, 한중일 석유화확, 한중일 자동차가 왜 동일하게 반복되는 지 보면 알 수 있다. 일본이 근대화에서, 한국의 박정희 정권에서, 지금 중국에서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 천황 아래 수직구조와 강한 복종을 통한 지도력을 만들었고, 2차 세계대전에서 한국을 중국을 유린할 수 있었다. 전쟁에서 패전한 직 후 한국전쟁으로 다시 경제를 재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눈에 띄는 특이한 현상 두가지가 발생했다. 하나는 정치인들이 정치세력을 세습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서구의 자유주의를 받아들여 일본문화와 결합하여 G2의 위치까지 올랐던 일본의 정치는 자유주의 보수세력의 장기집권으로 점점 쇠퇴해 가고 있다. 서구문명의 정치체제가 일본에 안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게 한다. 이는 우리가 교훈으로 삼아야 할 내용일 것이다. 다른 하나는 유교문화권으로 개인보다는 우리를 강조하는 문화이다. 빠른 성장의 이면에는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였고, 세계에서 가장 잘 살지만 개인은 잘 살 지 못하는 나라를 만들어 버렸다. 이는 빠르게 늙어 가는 사회로 만들어 버렸다. 이 현상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중국도 마찬가지다. 나라는 굉장히 부유해졌지만 개인은 점점 살기 힘들어서 더이상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다. 로마도, 어느 문명도 문명이 쇠퇴해 가는 가장 보편적인 현상이었다. 


플라톤은 정치무관심의 위험성에 대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말을 남겼다. 
'정치에 무관심하면, 어리석은 사람한테 지배를 받게 된다.' 
과거 문명들은 새로운 무기를 갖춘 야만족에게 패배를 당하는 일들을 종종 겪어야 했다. 현재는 그게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가장 위험한 것은 어리석은 리더를 뽑고 그들에게 긴 시간 정치를 맡기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기에 중국 공산당도 우리도 일본도 현명한 사람들이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된다. 중국은 공산당으로, 한국은 서구문명의 공화정으로, 일본은 변질된 세습적 공화정으로 나아가고 있다. 앞에서 얘기했지만 세습은 가장 위험한 리더 선출 방식이다. 일본은 위험한 방식을 선택하였고 어쩌면 멀지 않은 시기에 한국과 중국보다 낮은 수준의 문명국가로 변하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 세습없이 제도로 가장 좋은 방법이 선거를 통한 공화정 방식이다. 이 방법이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박근혜를 뽑았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이 가진 가장 좋은 장점은 어리석은 지도자를 탄핵하거나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일본의 쇠퇴는 이 부분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중국 시스템을 의심하게 되는 일이 최근에 발생했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처는 중국 정치권은 언론통제와 공산당의 독점적 권력 유지로 인한 위험성을 드러나게 했다. 


우리 정치는 김대중대통령을 기점으로 여야가 나란히 서로 정권을 주고 받는 패턴을 가지게 되었다. 어느 한 세력의 장기집권이 불가능해 지면서 정경유착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독립이후 전두환, 노태우 집권까지 1945~1992년까지 약 50년은 정치와 인권의 암흑기였다. 하지만 이 시기에 길러낸 70~80년대 대학운동가들이 기성세대가 되어가는 1992~현재까지 빠른 사회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평화적 정권교체와 자유주의 보수당과 수정자본주의 진보당의 경쟁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었다.


중국이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면, 미국과 패권다툼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그리고 주변국들에게 중국과 함께 할 것을 요청할 것이다. 중국이 최대 교역국인 나라들은 중국의 요청을 거절하기 힘들 것이고, 미국의 눈치도 봐야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 부분이 우리나라가 고민해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박근혜정부 때 미국의 요청으로 급하게 설치한 사드로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일정부분 경제 제제를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대내외 정치가 중요한 이유이다. 중국이 태평양으로 나가기 위한 최전선은 한국이 아닌 일본이고, 반대로 미국은 아시아 방어의 최후방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이다. 이건 지리적 특징으로 어쩔 수 없다. 한국은 국내정치 뿐만 아니라 국외정치에서도 어리석은 선택을 하면 굉장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한 최소한 우리가 한 쪽을 선택할 경우 다른 한쪽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제력과 군사력을 가지지 못한다면 그것 자체가 큰 괴로움이 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이 패권 다툼을 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부분이 지금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경제전쟁에서 그치지 않을 문제로 보인다. 우리는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미중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경제는 미중 의존도를 낮추고, 정치는 빠르게 남북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세력을 키워야 할 것이고, 군사도 빠르게 미국으로부터 독립하여 양국의 스윙보터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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