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 핸디캡은 2, 필드 핸디캡은 20
필드 플레이 하는 동안 오해했던 것들을 생각해 봤다.
드라이버를 치고 나서 남은 거리가 150미터 이상이 되는 것이 불현듯 이상했다. 스크린골프에서는 드라이버로 200미터 이상 보내기 때문에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었는데, 게임 내내 남은 거리가 항상 너무 길었다.
'드라이버가 200미터도 못 가는 건 아닐까?'
이 생각을 하면서, 매 홀마다 전장 길이를 확인하고 드라이버를 쳤다. 330미터에서 드라이버를 친 후, 세컨 샷을 위해 공 앞에 서서 기준 말뚝을 보니 150미터 말뚝이 옆에 있었다. 드라이버로 180미터를 친 것이다. 아뿔싸. 스크린골프처럼 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래와 같이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크린에서 드라이버로 200미터 이상 보낸다. 필드에서도 그럴 것이다.'
'스크린에서 세컨 150미터 이하면 그린에 공을 올린다. 필드에서도 그럴 것이다.'
'스크린에서 30미터 이하 어프로치는 3미터 안에 공을 붙인다. 필드에서도 그럴 줄 알았다.'
'스크린에서 5미터 이내 퍼팅은 거의 넣을 수 있다. 필드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
내가 가장 크게 잘 못 생각한 것은 스크린골프를 미루어 필드에서 플레이를 생각했다는 것이다. 스크린에서는 드라이버는 거의 OB가 나지 않으며, 아이언 미스샷도 거의 없고, 2온을 못해도 어프로치로 홀컵에 붙일 수 있으며, 5미터 이내 퍼팅은 거의 홀컵에 넣을 수 있다. 필드에서도 이런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니 특별한 연습 없이 필드에 나갔었다. 하지만 매번 90대를 쳤다.
반대로 생각했어야 했다. 필드 90대를 친다면 스크린골프에서 어땠는지 생각했어야 했다. 스크린에서 90을 칠 때를 돌아보면, 드라이버 OB가 몇 번 나오고 2온은 거의 하지 못하고 어프로치는 3미터 이상 벗어나며, 퍼팅도 잘 넣지 못했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모든 게 이해되기 시작했다.
'스크린골프에서 90대를 칠 때, 나는 어떤 연습을 했었을까?'
'가장 효율적인 연습은 무엇이었을까?'
한 참 생각해 보니, 가장 중요하게 연습한 것이 드라이버였다. OB가 나오지 않으면 80대 후반을 쳤고, 오비가 나오면 90대를 쳤다. 그래서 드라이버 200미터 넘기기 위해 비거리를 늘렸고, OB가 나지 않게 드라이버 연습을 많이 했었다. 이 때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게임은 드라이버가 결정했다. 필드에서도 생각해 보면, 드라이버가 게임을 결정한다. 모든 게 퍼즐 맞추듯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