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과 차가움
- 이제 우리 얼굴 봐도 되지 않을까?
- 그래, 이제 얼굴 한 번 보자...
그저께 친구와 나눈 대화다.
친구는 아이를 잃었다.
나는 그 소식을 들은 이후에 연락을 삼갔다.
어떤 위로를 해야 하는 지 몰랐고,
나도 상당한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 얼굴을 보면서 두려움 마음이 들었다. 나도 우리 아이를 잃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갑자기 세월호가 떠오른다.
그 부모들은 어땠을까? 온 몸에 떨림이 온다. 그리고 뻣뻣해 진다. 생각만으로도 몸이 떨고 뻣뻣해 지는 그런 일...
내 친구는 지금 그 슬픔에 빠져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나 연락을 했다.
- 태어난 지 5시간이 지나서 아이는 떠났어.
살짝 붉어진 눈가에 촉촉한 눈물을 삼키는 친구는 잠시 말을 멈췄다.
- 나는 그 아이를 안아 봤어. 따뜻했거든.
나는 항상 같이 모이던 친구들도 불렀다.
넷은 한 테이블에 둘러 앉았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화를 한다.
소소한 일상과 회사 얘기...
우리는 아이에 대해서 물어보지 못하고,
그 주변만 배회했다.
하지만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서,
친구는 원래 그대로의 친구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갑자기 득도를 하거나,
미치거나 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냥 두 달 전으로 돌아간 그 모습이다.
그렇게 시간이 돌아갔다고 느낄 때 쯤 친구가 한 말이다.
따뜻한 아이. 차가워진 아이.
그 손에 느낌이 떠오른다.
할머니의 차가워진 이마에 손을 올리고,
볼에 흐르는 눈물을 하염없이 훔쳐내던,,,
그 차가움이 너무나 차가워서 더 눈물이 났던, 그리고 다시는 그 차가움조차도 더 느낄 수 없다는 것에서 오는 슬픔.
화장 후에 하얀 가루를 손에 들었을 때,
이젠 그 차가움마저 사라진 것에 다시 눈물이 나왔다.
- 시간이 지나면 점점 좋아지지 않을까...
기간이 지나서 점점 좋아졌으면 하는 친구의 바램같다.
친구도 친구의 아내도, 그리고 그의 5살 딸도 점점 좋아졌으면 좋겠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담담해지는 순간이다.
우리는 결국 시간에 의지하게 된다.
따뜻함과 차가움의 감정이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까?
다른 누군가의 살에만 닿아도 그 따뜻함이 떠오르지 않을까?
따뜻함은 몰라도 차가움은 잊혀질 수 있기를 간절히 원했다. 세월헤 잊혀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