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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교육가 안용세 Mar 03. 2022

커뮤니티의 현상학

A Phenomenology of Community


장소와 이야기는 몸에 새겨지고 세상에 존재하는 우리 몸의 경험들은 정체성의 문화와 역사 연구에 기여한다.

- 케이트 소퍼(Kate Soper)


케이트 소퍼(Kate Soper)  1943.5.26. ~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역사를 살아간다. 그 안에서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커뮤니티의 담론과 사회적 경험 등은 몸과의 관계를 맺게 되고 그것은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주요한 요인이 된다. 개인의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 존재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수칙이다. 대한민국의 근현대 역사를 돌아보면 우리는 개인의 정체성을 단단히 세우기에 어려움이 많았던 아픔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이러한 개인의 정체성이 구속되던 사회 속에서 꽃 피워낸 아이러니는 인간다움에 대한 고민을 만들어 냈으며, 새로운 사회에 대한 갈증을 만들어 냈다. 결국 다양한 커뮤니티의 담론과 사회적 경험 등은 개인의 정체성을 알아차리는 주요한 요인이 될 수 있으며,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유와 평등, 그리고 행복이라는 인간 본위의 권리가 왜 중요하고 내 삶에 어떠한 의미인지를 이해하는 밑바탕이 된다.


부유하는 질문들

° 사회적 경험이 어떻게 개인적인 친밀감과 사회적 네트워크로 전환될 수 있는가?

° 공동체의 문화적 구성에서 몸(body)은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


M. 퐁티(Ponty)는 ‘세상에 실재하는’ 현상학 이론을 바탕으로 위 질문의 답을 추적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몸의 알아차림(body-knowing)’을 강조한다. 즉, 장소와 경험이 몸(body)에 각인되고, 기억이 감각 중심적이라면 개인적 이야기를 해석하는 신체적 행위는 오랜 상처를 건드리거나 기억을 위로할 수 있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여기서 말하고 있는 기억의 위로란 앞서 언급했던 내 정체성의 알아차림 이후 찾아오는 인간 본위의 기본 권리를 이해할 수 있는 전제 조건에 해당한다.

몸의 알아차림 body knowing

몸은 퇴화하는 장소가 아닌 기록을 보관할 수 있는 저장소이다. 몸은 과거의 경험과 미래의 삶을 중재하는 현재로서 존재한다. 교육연극(educational theatre/drama)은 이러한 몸의 의식적인 탐구과정을 전제로 출발하여야 한다. 그것이 전제된 뒤에 실행되는 드라마 작업은 언어적, 인지적으로 뿐만 아닌 몸의 기억 속에서 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몸은 퇴화하는 장소가 아닌 기록을 보관할 수 있는 저장소이다.'

타인의 이야기에 살고, 드라마를 통해 그 몸속의 이야기를 기록하여 보관한다는 것은 역사를 고정(fixing)하거나, 저장(preserving) 혹은 보존(conserving)하는 것이 아닌, 그것을 살아있는 경험의 역동적인 한 부분으로 만들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살아있고 움직이는 몸-주체(body-subject)에 집중한 M. 퐁티(Ponty)의 현상학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몸은 표현적인 움직임과 미학적인 움직임으로 존재하며 그렇기 때문에 몸의 방향성은 다변적이다. 이는 향해야 할 곳과 가야 할 곳을 정해놓은 움직임을 말한다.


그러므로 몸은 공간 안에, 시간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시간을 산다.



[참고문헌]

Helen, N. (2019). 응용 드라마: 연극의 선물(김현정, 이소희 역). 서울: 연극과 인간. (원서 출판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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