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월드 매직킹덤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다
미녀와 야수의 성을 테마로 한 Be our Guest
바로 전날 애니멀킹덤에서 너무 많이 걷고 굶주렸으므로 매직킹덤에서는 잘 먹고 다녀야지 굳게 다짐하며 이른 아침부터 주린 배를 붙잡고 미녀와 야수의 성을 테마로 프랑스식 음식을 맛볼 수 있는 Be our Guest 발걸음을 옮겼다.
Be our Guest는 낭만적인 미녀와 야수의 성을 테마로 한 프랑스 레스토랑으로 매직킹덤에서 가장 인기 많은 레스토랑에 속한다. 미녀와 야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멋진 야수의 성의 내부 풍경을 재현해 냈다는 점과 프랑스풍의 맛있는 음식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나는 아침 일찍 조식으로 이곳을 택했는데 빠른 입장으로 아침 일찍부터 놀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인기 많은 이곳 레스토랑 예약 경쟁이 치열하여 조식으로 겨우 예약했기 때문이다.
이곳은 미녀와 야수가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추던 대형 연회장, 마법에 걸린 장미가 있는 야수의 방, 벨의 도서관 콘셉트의 공간으로 꾸며져 있는데 그중 나는 연회장의 창가 쪽에 자리를 잡았다. 커다란 창문 너머로 함박눈이 쏟아져 내렸다. 날씨 따뜻한 플로리다에서 눈송이가 떨어지는 미녀와 야수의 성에 앉아 식사를 하다니 모든 것이 마법 같았다. 게다가 빵으로 유명한 프랑스 답게 이곳의 빵과 음식들은 하나같이 정말 맛있었다. 편안함, 우아한 분위기, 맛있는 음식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Be our Guest는 디즈니월드의 레스토랑 중 내 기준에서 가장 좋았던 레스토랑에 속한다.
곰돌이 푸우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The Crystal Palace
신나게 매직킹덤을 누비다 어김없이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배가 슬슬 고파왔다. 곰돌이 푸우와 친구들을 만날 설렘을 가득 안고 매직킹덤 중심부 신데렐라 성 근처에 위치한 The Crystal Palace로 들어갔다.
The Crystal Palace는 레스토랑 외부와 내부에 식물들이 가득하고 사방이 유리창으로 둘러싸인 온실 콘셉트의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식물과 꽃들 사이에 우뚝 선 아름다운 흰색 외관은 동화 속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유리창으로 햇살이 가득 들어와 화사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감돈다.
식사는 뷔페식에 누구나 즐길만한 무난한 서양식의 메뉴들로 이뤄져 있으며 식후 디저트로 과일과 케이크 등이 준비되어 있는데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이번에도 운 좋게 창가 자리에 앉은 덕분에 창문 너머로 신데렐라 성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었다. 신데렐라 성을 바라보며 먹는 음식은 정말로 꿀맛이었다. 그렇게 음식들을 꿀꺽하고 났더니 드디어 기다리던 곰돌이 푸우와 친구들이 등장했다!
화사한 풍경과 창문 너머 보이는 신데렐라 성, 식사 중 엉덩이를 들썩이며 어린아이들을 이끌고 퍼레이드를 하는 귀여운 캐릭터들을 보면서 행복이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때 지나가던 친절한 피글렛은 나에게 "be brave"라는 문구와 함께 귀여운 싸인을 남겼다. 여행이 끝난 지금, 이따금 용기가 필요한 순간마다 피글렛의 귀여운 얼굴을 떠올리며 힘을 내곤 한다. 이것이 진정한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디즈니의 테마파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중 하나가 디즈니 캐릭터들의 화려한 퍼레이드(Disney Festival of Fantasy Parade) 일 것이다.
The Crystal Palace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나왔더니 신데렐라 성부터 메인 스트릿까지 사람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어있었다. 황급히 시계를 들여다보니 벌써 2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곰돌이 푸우의 귀여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레스토랑에서 보내면서 퍼레이드를 깜박하다니! 사람들 틈을 비집고 늦게나마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을 벌이고 났더니 마침내 퍼레이드 시작 시간인 3시가 되었다. 저 멀리 신데렐라 성 쪽에서 음악 소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분위기를 살려주는 무용수들의 화려한 춤사위들이 지나가자 이윽고 예쁘고 멋진 디즈니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어쩜 저렇게 예쁘고 멋질까.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대표적인 캐릭터들로 한껏 분장한 배우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공주와 왕자들 그 자체였다. 신데렐라 성 위로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있고 디즈니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을 향해 화창한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이 맛에 디즈니월드 오는 거지! 나는 멍 때리며 눈 앞에 펼쳐지는 그림 같은 순간을 가슴 깊이 만끽했다.
하루 종일 신나게 매직킹덤에서 놀다 보니 어느덧 해가 저물고 저녁이 다가왔다. 신나게 돌아다닌 만큼 다리가 저려오고 삭신이 쑤셨다. 피곤에 잠식되기 딱 좋은 순간이었지만 여기서 지쳐 쓰러질 수는 없었다. 매직킹덤의 가장 큰 볼거리로 꼽히는 신데렐라 성에서의 빛과 불꽃의 축제, Happily Ever After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은 저녁 8시쯤 쇼가 시작하는 만큼 저녁식사를 스낵류로 간단히 때우고 7시쯤부터 일찌감찌 신데렐라 성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빨리 도착했다 생각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기다림에 지친 이들은 신데렐라 성 앞으로 돗자리, 신문지 등을 펼친 후 진을 치고 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많은 인파에 키가 작은 동양인 여자인 나는 어디에 자리 잡아야 할지 앞길이 막막했다. 여차하면 뜀박질해서라도 꼭 제대로 보고야 말리라 굳게 결심하며 잠시 종이를 깔고 앉아 쉬면서 쇼가 시작하기만을 기다렸다.
정확히 8시가 되자 쇼가 시작되었다. 디즈니 ost가 울려 퍼지며 라이온 킹, 인어공주, 알라딘, 미녀와 야수, 모아나, 겨울왕국까지 유명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하이라이트 장면들이 프로젝션 맵핑으로 신데렐라 성에 선명하게 맺혔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방금 전까지 저려왔던 다리는 신기하게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황금기였던 9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나는 익숙한 노래들과 마법같이 살아 움직이는 디즈니 캐릭터들을 모습을 보며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감동에 젖었다. 신데렐라 성의 형태에 딱딱 맞춰 움직이는 대형 프로젝션 맵핑 기술은 특유의 압도감으로 콘텐츠가 주는 감동을 극대화했고 사람들은 탄성을 지르며 쇼가 진행되는 약 20분 동안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함께한 행복한 추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쇼가 끝나자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떠나갈 듯 터져 나왔다. 나에게 매직킹덤에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을 꼽으라면 주저 않고 Happliy Ever After를 꼽을 것이다. 그만큼 감동과 여운이 깊다. 매직킹덤을 방문하실 예정인 분들께,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함께 추억을 쌓아온 어른이들에게 꼭 경험해봐야 하는 콘텐츠로 Happliy Ever After를 강력 추천한다.
**디즈니월드 매직킹덤의 Happliy Ever After 촬영 영상 (영상을 보는 순간에 잠시나마 디즈니월드에 다녀간 환상적인 기분을 만끽할 수 있어요!)
그렇게 마법처럼 빛나는 매직킹덤의 신데렐라 성을 뒤로하고 폐장시간이 다가오자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다음날 방문하기로 한 할리우드 스튜디오에는 얼마 전 신규 개장하여 잘 만들었기로 소문난 스타워즈 어트랙션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쉬운 마음보다는 설렘을 가득 안고 빨리 내일이 오기를 기다리며 꿈꾸듯 잠들었다. 디즈니월드에서의 믿을 수 없는 마법 같은 둘째 날이 지나갔다.
**디즈니월드 할리우드 스튜디오 방문기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