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찔 걱정 내려놓고 먹자! 두부면 불닭쌈
야밤에 유튜브 알고리즘이 내게 불닭쌈 먹방을 추천했다. 안 그래도 먹방 유튜버들 사이에서 요즘 불닭쌈이 유행이라더니 유튜브는 숨은 먹보인 나에게까지 찾아와 굳이 오밤중에 불닭쌈 먹방을 시전 하고야 말았다.
불닭쌈은 불닭볶음면을 라이스페이퍼에 돌돌 말아 쌈처럼 싸 먹는 요리로 투명한 라이스페이퍼에 비친 새빨간 면발이 침샘을 강렬하게 자극한다. 종종 매운맛과 잘 어울리는 치즈나 마요네즈, 계란 프라이 등과 곁들여 먹는데 빨갛고, 노란것이 아주 매운맛에 환장하는 한국인들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다.
그렇게 먹방 유튜버들의 야무진 불닭쌈 먹방은 맵찔이인 내 취향까지도 저격해버렸으나... 튀긴 면발로 이루어진 불닭볶음면은 역시 좀 부담스러웠다. 라면에 라이스페이퍼면 탄수화물 X 2 아닌가! 게다가 먹방 유튜버들처럼 도전해보기엔 다음날 매운맛에 고통스러워할 내 위장이 걱정되었다.
‘불닭쌈을 살찔 걱정 없이 좀 더 건강하게 만들어볼 순 없을까?’
다음날 마트에 달려가 불닭소스와 두부면, 라이스페이퍼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두부면과 잘 어울릴 법한 어묵과 팽이버섯, 불닭소스와 깔맞춤을 위한 새빨간 파프리카도 집어 들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두부면 100g (얇은 면 추천), 어묵 1장 (어육 함량 80% 이상 추천) , 팽이버섯 한 줌, 파프리카 1/4, 라이스페이퍼 5장, 불닭소스 1큰술, 진간장 1큰술, 참기름 1/2 큰술, 올리브유, 깨, 후추, 파슬리
(*재료의 정량은 참고로 보시고 취향 껏 넣어 드세요 :D)
불닭소스의 화끈한 매운맛에 두부면과 어묵의 쫄깃함이 이렇게 쿵짝이 잘 맞을 줄이야! 거기다 팽이버섯과 아삭아삭 씹히는 파프리카는 불닭쌈의 끝 맛을 개운하게 마무리 해준다.
버섯이나 채소류가 들어가면 어떤 요리를 하든 한층 건강한 맛이 난다. 내 몸을 위해 채소를 씻고 써는 것에 조금의 시간만 투자하면 맛과 행복은 배로 찾아온다. 주말에도 주중에도 지쳐 드러눕는 것이 일상이던 직장인 시절에는 알 수 없던 것이었다.
퇴사는 했지만 코로나 덕분에 마음 편히 여행도 못 가고 더 신나게 못 놀고 있는 게 늘 아쉬웠는데 창가에 쏟아지는 햇살 아래 내 식대로 만든 불닭쌈을 코 훌쩍이며 먹고 있자니 서운한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다.
적당한 매운맛은 현실 속 고민을 한 순간 잊게 해 준다. 서툴더라도 직접 요리한 음식은 몸과 마음에 위로가 된다. 어렵사리 찾아온 평화로운 일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지만 지금의 위로가 쌓여 내일의 나를 이끄는 힘이 되어주리라.
*자세한 요리 과정이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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