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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니바 Mar 10. 2022

떠나는 근육을 붙잡는 요리

메추리알 장조림 말고 메추리알 탕수육

“따뜻한 봄기운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습니다.
 오늘 낮 최고 기온은 영상 14도로
평년 기온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코로나에 확진되었다가 완치된 후 피곤함이 좀처럼 가시지 않아 한동안 운동을 놓았었다.

그렇게 넋 놓고 지내다 봄이 오고 있다는 일기예보에 어쩐지 불안한 마음을 안고 체중계에 올라섰다. 여러모로 몸이 고생한 탓인지 다행히 몸무게는 조금 줄었으나 체중계와 연동된 앱을 통해 확인한 분석 결과는 참담했다.


줄어든 몸무게의 실체는 체지방이 아니었다.

지난날 애써 닭가슴살 먹고 운동하면서 간절하게 붙잡았던 근육들이 오미크론 바이러스와 싸우는 동안 조용히 내게 이별을 고한 것이었다. 안 그래도 가뜩이나 근육이 잘 안 붙는 몸에 어렵사리 붙잡았던 근육인데 우려했던 근손실이 현실화되자 허탈감에 힘이 쭈욱 빠졌다.


‘다시 운동 시작하고 식단도 신경 쓰다 보면 집 나간 근육도 다시 돌아오겠지!’


냉큼 냉장고를 열어 고이 잠들어 있던 닭가슴살을 깨웠다. 허옇고 말간 것이 늘 보던 그 모습 그대로인데 잠시 안 봤다고 어쩐지 데면데면했다. 이것은 몸에서 닭가슴살은 지겨우니 닭가슴살 말고 다른 걸 달라는 소리 없는 아우성이리라.


하는 수 없이 닭가슴살을 대체할만한 고단백 식품을 찾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메추리알이 계란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다고?!


귀여운 줄로만 알았던 메추리알은  몸에 좋은 영양소들로 똘똘 뭉쳐 있었다 / 출처 : 픽사베이


한입에 쏙쏙 들어오는 귀여운 모습에 동질감을 느껴서였을까. 메추리알은 성인이 된 이후보다 어렸을 적에 더 좋아했던 거 같다. 학교 급식이나 집 반찬 단골 메뉴로 등장하던 메추리알 장조림은 젓가락으로 메추리알만 콕콕 집어먹는 재미가 쏠쏠했고 메추리알 장조림이 밑반찬으로 등장하는 날이면 은근히 기분이 들떴다.


그러나 아쉽게도 메추리알 장조림 외에 메추리알이 요리의 주인공으로 나선 것을 본 기억이 없었다. 아담한 크기 때문인지 메추리알은 늘 요리의 조연에 가까웠다. 계란 대타로 떡볶이에 들어가거나 과일 사라다에서 이따금 발견되는 식이었으니.


과일 사라다에서 만난 메추리알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 출처 : 픽사베이


맛도 생김새도 계란과 비슷한데 계란보다 훨씬 작으니 아마 많은 사람들이 메추리알이 계란보다 적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겠구나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까지의 나처럼 말이다.


그런데 메추리알이 계란보다 단백질과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니!

전체적인 영양성분 면에선 계란과 유사한 편이나 단백질과 철분, 비타민, 칼슘 등이 계란보다 많다고 한다. 특히 면역력에 좋은 비타민A와 일상에 활력을 더해주는 비타민B가 계란에 비해 월등히 많다. 그야말로 반전 매력! 귀엽게만 보았던 메추리알은 실로 강력한 단백질 덩어리이자 각종 영양소들의 집합체였던 것이다.


이 정도면 내게 이별을 고한
근육들을 돌아오게 할 수 있겠군.
오늘 요리의 주인공은
메추리알, 너로 정했다!



살은 쭉쭉 빠지고 근육은 쑥쑥 자라는

메추리알 탕수육



[요리 재료]

메추리알 200g,  양파 1/2,  브로콜리 30g,  당근 1/6, 파인애플 100g,  타피오카 전분 5큰술, 베이킹파우더 1 티스푼, 올리브유 3큰술, 진간장 2큰술, 물 300ml, 스테비아 1큰술, 식초 4큰술



[만드는 법]

1. 메추리알에 간장, 물 100ml를 넣고 전자레인지 2분 돌려 간을 한다.


2. 메추리알을 건지고 남은 간장물은 보관해둔다.


3. 비닐 봉지에 전분 4큰술,  베이킹파우더, 메추리알을 넣고 봉지채 흔들어서 가루가 메추리알에 잘 붙도록 한다.


4.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메추리알이 노릇해질 때까지 굽는다.



5. 소스에 들어갈 야채들을 썰어준다


6. 팬에 남은 간장물, 물 200ml,  스테비아, 식초를 넣고 끓인다.


7. 양파, 당근, 파인애플을 넣고 끓이다가 전분 1큰술과 물 2큰술을 섞어 전분물을 만든다.


8. 브로콜리와 전분물을 넣고 걸쭉해질 때까지 끓이면 야채 듬뿍 건강한 탕수육 소스 완성!


9. 담백하고 쫄깃쫄깃한 메추리알 탕수육을 부먹 또는 찍먹으로 소스와 함께 꿀꺽한다.



탕수육이 확 당기길래 늘 먹던 메추리알 장조림 대신 메추리알 탕수육으로 만들어 보았는데 과연 그 맛은 최고였다. 고기 못지않은 쫄깃함과 담백함을 자랑하는 메추리알 탕수육에 야채가 듬뿍 들어간 소스를 곁들이니 배달로 시켜먹는 고기 탕수육 못지않았다. 평소 식단에서 자주 사용하는 저칼로리 식재료들을 사용한 덕분에 칼로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건 덤이었다.


게다가 탕수육 소스에 새콤한 맛을 더하는 식초는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고 음식의 소화와 흡수에 탁월하다. 단백질이 풍부한 메추리알과 같이 먹으면 그야말로 근손실 방지에 찰떡궁합을 자랑하게 되는 것이다!


단, 메추리알 5개가 대략 계란 1개 분량이므로 하루에 너무 많은 메추리알을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과다가 될 수 있으니 적정량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이것은 메추리알이 그 크기에 비해 영양성분이 너무 많다 보니 생기는 일이기도 하다. 어쩜 작은 몸에 이토록 많은 영양분들을 가지고 있는지, 새삼 이런 알을 낳은 메추라기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메추라기야 고맙다  / 출처 : 픽사베이



따뜻해지는 날씨에 위기감을 느껴

운동을 시작한 분들,

근손실이 걱정인 분들에게

귀여운 단백질 폭탄!

메추리알 탕수육을 강력 추천한다.



*자세한 요리 과정이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

 유튜브 <주니바의 식탁>  살은 쭉쭉 빠지고 근육은 쑥쑥 자랍니다. 메추리알 탕수육


*이 글과 사진을 무단 도용하거나 2차 편집 및 재업로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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