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로 만드는 완벽한 아침
입에서 살살 녹는 토마토 계란 요리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토마토는 멋쟁이 토마토로 진화한다.
토실토실 빨갛게 살이 올라 특유의 탐스러움을 장착한 멋쟁이 토마토. 요즘 마트 중앙 매대는 여지없이 이들의 차지였다. 멋쟁이 토마토 중에서도 가장 잘 익은 놈으로 한 바구니 가득 담았다.
요 통통한 토마토로 먹을 수 있는 맛난 요리들을 상상했다. 토마토는 생으로 먹어도 맛있지만 익혀먹으면 영양도 맛도 배가 된다. 푹 익혀서 토마토 파스타나 만들어볼까.
파스타는 새빨간 토마토 파스타가 진리! / 출처 : 픽사 베이룰루랄라 집으로 돌아와 재빨리 파스타 먹을 준비를 했다. 올리브유 두른 팬에 마늘 한 큰 술 듬뿍 넣고 잘게 썬 토마토를 넣었다. 곧 토마토가 물렁해질 예정이니 그전에 파스타를 익혀야 했다. 진동하는 마늘과 토마토 향에 입맛을 다시며 찬장을 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당연히 있어야 할 그 자리에 파스타가 없었다!
아차! 얼마 전에 남김없이 다 털어 먹은 것을 깜빡 잊고 있었다. 잠시 멍 때리는 사이 멋쟁이 토마토는 푹 익어 흐물거리고 있었다. 시간이 없었다. 냉장고를 열어 가장 먼저 보이는 달걀을 넣었다. 토마토 달걀 볶음은 나의 최애 요리 중 하나다. 파스타는 아니지만 맛은 무조건 보장된다.
[토마토 달걀 볶음]
[재료]
토마토 2개, 계란 2개, 파프리카 1/2(선택), 다진 마늘 1큰술, 알룰로스 1/2큰술, 간장 1큰술, 소금 1/2 티스푼, 참기름 1큰술, 올리브유, 파슬리, 깨, 밥(선택)
[만드는 법]
2. 올리브유 두른 팬에 다진 마늘을 넣고 볶다가 토마토와 파프리카, 소금을 넣고 푹 익힌다.
3. 토마토가 완전히 익어 물렁해지면 계란물을 넣는다.
4. 간장, 알룰로스, 참기름을 넣어 간을 한다.
5. 깨와 파슬리를 뿌려 먹는다. (밥과 함께 덮밥으로 먹으면 더욱 든든하다)보통 토달볶을 만들 때는 토마토와 계란을 같이 넣고 볶거나, 토마토를 기름에 살짝 익힌 후 계란을 넣거나 둘 중 하나였다. 이렇게 푹 익힌 토마토에 계란을 넣은건 처음이었다. 그런데 이렇게나 맛있다니! 그냥 토달볶보다 훨씬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보들보들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에 홀딱 반해 한 그릇 뚝딱 해치운 뒤 생각했다.
이건 아침에 먹어야 해!
아침에 토마토와 달걀이 좋은 건 유명하다. 달걀의 단백질과 풍부한 영양소는 잠자는 동안 지쳐 있던 신진대사를 끌어올린다. 토마토는 달걀에게 부족한 비타민 등의 영양소를 보충한다. 게다가 이렇게 푹 익힌 토마토로 만든 토달볶은 그냥 토달볶보다 훨씬 부드러워서 소화에 좋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잔뜩 사 온 멋쟁이 토마토는 아침마다 토달볶이 되어 하나 둘 사라졌다.
직장인 시절에는 한가롭게 아침을 챙겨 먹는 호사 따위 누려본 적이 없었다. 아침밥보단 부족한 잠을 채우기에 급했다. 출근 후 업무를 보며 허겁지겁 삼각김밥이나 바나나 따위를 욱여넣고 아침밥이라 우겼다.
그런데 퇴사 후 아침을 꼬박꼬박 챙겨 먹기 시작하면서 알게 되었다. 아침식사가 하루의 활력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회사에 다니는 것도, 돈을 버는 것도. 그저 잘살자고 하는 일들인데 그렇게 숨 넘어가듯 일했어야 했나. 틈틈이 몸과 마음에 여유를 주었어야 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그러지 못했다. 고갈된 체력이 번아웃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10년의 뜀박질 후 백수가 되고 나서야 아침다운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미래가 불투명한 백수의 아침이지만 따뜻하게 아침을 챙겨 먹은 오늘의 앞날이 밝을 것임은 분명했다.
*자세한 요리 과정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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