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다> 공모전 당선날의 생생한 기억
공모전 당선 결과가 나오던 그날의 이야기
그날도 나는 원격근무로 정신없이 일하고 있었다.
말이 원격 근무지 미어터지다 못해 전쟁처럼 쏟아지는 일 폭탄을 막아내고 클라이언트의 독촉 전화에 갸우뚱 거리는 프로젝트를 겨우겨우 방어하고 있는 중이었다. 집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집 특유의 편안함이 전혀 남지 않은 이곳이 집인지, 회사인지, 작열하는 일더미의 태양 아래인지 구분이 안 갔다.
유난히 일이 안 풀리고 힘에 버거운 날.
그날은 그런 날이었다.
그 정신없는 와중에 내 신경의 일부분은 얼마전 응모한 <나도 작가다> 공모전 당선 결과에 쏠려 있었다.
‘브런치에서 제안하기 알람이
나에게도 혹시 오지 않을까?
아니야 딱 봐도 지원자들 엄청 많던데...
초보 작가가 공모전 낸 것만도 잘한 거니까
헛된 기대 품지 말자!’
기대감과 기대감을 가라앉히는 말들을 번갈아 스스로에게 건네며 두근대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일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는 점심시간이 지나고 이번엔 팀원들과의 회의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지나도 조용한 핸드폰을 보며 그럼 그렇지 하는 마음으로 화상으로 팀원들과 열띤 토론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핸드폰으로 브런치 알람이 도착했다.
회의 도중인 만큼 아무 일도 아닌 척 설마 하는 마음에 브런치에 들어가 봤더니...
밀크 PD님으로부터의 제안하기 알림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황급히 회의를 마무리 지은 뒤 메일함을 확인했다.
메일함에는 진짜로 <나도 작가다> 3차 공모전 당선 안내 메일이 도착해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메일 내용을 읽기 시작하자 진흙탕을 헤엄치고 있던 프로젝트에 대한 생각들은 순식간에 하얗게 사라지고 나를 작가님이라고 부르던 메일의 텍스트만이 뇌리에 남았다.
믿기지가 않았다.
브런치 작가로서 처음 쓴 글이 공모전에 당선이 되다니... 용기 내어 내딛는 작가로의 첫 발걸음을 브런치와 EBS에서 있는 힘껏 응원해주는 기분이 들어 가슴이 벅차올랐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이 주제였던 만큼 오랜 시간에 걸쳐 고민해왔던 ‘나’와 내 꿈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글이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누군가 좋게 봐주고 공감해준 듯한 느낌이 들어 하늘로 날아갈 듯 행복했다.
<나도 작가다> 공모전 당선 작가에게는 EBS 지상파 라디오 <오디오 천국 -나도 작가다> 프로그램의 방송 출연 기회와 연말 <나도 작가다> 책 출간 기회가 주어진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풋내기 작가에게 이렇게 좋은 기회를 준 EBS와 브런치에게 너무도 감사하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글쓰기지만 이날의 기억은 앞으로 글쓰기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만드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