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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즈나 Aug 16. 2015

쉬고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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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끝자락에서는 몸도 마음도 지치기 마련이다.

물이 '차갑다'가 아닌 '시원해'로 느낄 수 있고, 예쁜옷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어서 여름이 좋다는 나도

습도가 슬슬 올라가는 뜨끈한 날씨가 지속되다보면 내 몸도 물먹은 솜마냥 한없이 눅눅해져서 입맛 의욕 모두 상실.


쉬고싶어라.


그러고보면 요 몇년동안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는 것같다.

사느라 바쁘고 취미생활하느라 바쁘고 노느라 바쁜게 변명이라면 변명인데

덕분에 '내 인생은 참치캔같아. 꽉꽉 들어차 있어.' 란 스스로의 위안과 함께 공허함도 느끼곤 한다.

'아 좀 쉬면 안될까?' 뭐 이런..


나는 쉬고 싶다.


인터넷에 떠다니는 짤 처럼 정말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근데 이게 쉽지 않다.

오늘은 하루만 좀 쉬어보자. 누워서 멍때려보자. 하고 마음먹어도

어느새 손에는 핸드폰, 태블릿을 만지며 캔디를 터뜨려대거나 무의미하게 남의 인생을 기웃거리고 있다.

그러다 문득 천장을 바라보다보면 슬금슬금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내가 이래도 되나...

이렇게 마음 불편하게 쉬는것도 쉬는건가요??


어쩐지 난 쉬는 시간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찰나의 쉼도 견디지 못하고

'오늘은 시간이 좀 있으니 이걸 좀 더 해야겠다.'

'나중에 쉴때 이걸해야지'

쉬는걸 미리 계획하며 준비하다니. 이 얼마나 퍽퍽한 삶인가.


쉬고싶다.


그늘 아래 평상에서 수박을 잔뜩먹고 그대로 누워 자고 싶다.

하고싶은걸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것도 일종의 휴식일테지만

그냥 일상의 걱정은 잊고 시원하게 기분좋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그렇게 기분좋게 쉬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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