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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즈나 Oct 19. 2015

추억의 무게란.

그림으로 공감하기

3년 전엔 신상이었던 내 아이패드.

선물 받았던 귀하신 님으로 너무 반짝반짝 눈이 부셨다.

가방에 꼭꼭 들고 다녔고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지금은 아이패드 에어에 

크고 아름다운 새로운 시리즈도 나오고

상대적으로 내 아이패드는 무거워졌고

용량도 작았고 배터리도 금방 닳았다.


'그걸 팔고 새 것으로 사지 그래?'

좀만 가볍고 용량이 좀 더 컸으면 좋겠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나에게

친구가 권했다.


아니 그러고 싶지 않아.


왜?라고 묻는데

이건 이 자체로서의 추억이 무척 많기 때문이었다.


내부의 저장된 콘텐츠들은 백업을 시키고 기계만 바꿔 복원하면 되는

추억을 아주 스마트하게 그대로 가지고 갈 수 있다고 하지만

내가 그 문명의 기기를  처음 선물 받았을 때

그 놀라움과 미안함,

garage band 어플의 기타를 퉁퉁거리며 치고 art rage 어플로 그림 시원하게 그리던

그 즐거움,

페이스타임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라보며 떨던 수다,

둘이 카페에 앉아 아이패드로 집중하던 박자 맞추기 게임 (ㅋㅋ)


이 기기가 나에게 주었던 수많은 추억과 행복이 콘텐츠를 

그저 복원시키는 것으로 해소가 될 수 있을까 싶다.


그런 이유 때문에 난 예전에 쓰던 핸드폰도, 노트북도 쓸 수 있을 만큼 오래 쓰고

그러고 나서도 처분을 못하고 한참을 곁에 두곤 한다.


구형의 기기들은 언제나 무겁고 투박하다는 이유로 새로운 제품에 대체되곤 한다.

마찬가지로 내 아이패드는 여전히 무게가 조금 있다.

작은 용량보다 더 큰 추억의 무게가.



누가 볼까 봐 얼른 홍대의 후미진 골목으로 들어가 작은 카페에 마주 앉아
건네주던 빨간 리본이 달린 흰 쇼핑백.

아이패드 커버가 많이 낡아서 처음 선물 받던 기억이 났다.
아직은.... 바꾸질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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