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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즈나 Nov 22. 2015

최선을 다한 그녀에게 박수를.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고 물어봤을 때

항상 생각나지만
굳이 좋아한다고 말 안 하는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이렇게 제목만으로도 절망감이 묻어나는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괜히 민망했달까?

그냥 기억에 남는 영화 정도로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중학교 선생님이던 마츠코는 제자의 절도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이 180도 달라진다

폭력적인 작가 지망생과의 동거를 시작으로

그의 친구와 불륜, 화류계의 탑, 살인, 자살미수 등등..


영화는 예쁘게 노래를 부르며 아름다운 인생을 꿈꿨던 7세의 마츠코에서

처참할 정도의 인생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마츠코의 일생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엔 마츠코의 인생이 슬펐었다.

얼마나 남에게 기대어 살면 상대에 따라 인생의 급이 바뀔 수 있는지.

저렇게 비참할 수가.

그 비참함 속에서 상대적으로 내 행복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마츠코의 인생이 혐오스러운 게 아니라 아름답다.


마츠코는 항상 최선을 다해 사랑을 해왔고
그 사랑은 자주 
실패로 끝났다.

그래도 절망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해  또다시 사랑을 해왔다.



상처를 받아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의 사랑의 크기가 위대해 보였다.

나는 사랑에 상처를 받으면 계속해서 그 상처를 찔러가며 아파했고,

그 상처가 괜찮아지면 또 상처를 받을까 봐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이 더 많은데
마츠코는 오히려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더 행복해지기 위해 애를 썼다. 


누구의 인생이 더 혐오스러운 건지 모르겠다.
자존감이 낮은 건 나고
마츠코는 누구보다도 자존감이 높은 게 아닐까....


비 오는 날 절친을 보내고 혼자 케이크 한 조각에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는 마츠코.

초를 꽂아주고 생일을 축하해 주며 마츠코를 안아주고 싶은 순간이었다.

열심히 살았으니 괜찮다고 위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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