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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즈나 Nov 17. 2015

내 안의 기쁨이는 어디로 갔을까.

영화 <인사이드 아웃>


계절성 가을 우울증이라는 게 있다는 걸 최근에 접했다.


가을 타는 것도 여기에  포함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뭐가 되었든 난 기분이 영 좋아지질 않고 있다.

나는 충분히 행복해, 나는 잘하고 있어-.라고 최면 거는 것도 한두 번이지.



지금 내 안에는 슬픔이가 감정 컨트롤 본부를 만지작거리기라도 하나보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처럼. 


누구보다 행복하게 가족의 사랑을 받고 자랐던 꼬마 소녀 라일리. 

라일리 머릿속의 감정 컨트롤 본부에는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까칠이, 소심이 다섯 감정들이 존재한다.

이사를 하게 되면서 좋아했던 모든 것들로부터 멀어지게 되고, 

라일리의 감정엔 새로운 변화가 생기게 된다. 

기쁨이는 그런 라일리가 변화를 불안하게 여겨 안 좋은 감정을 막고자 

억지로 그 애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다른 감정들을 통제하기 시작한다. 

특히 슬픔이의 모든 행보엔 더더욱.




분명히 사회에서 긍정적인 사람을 선호하고 좋게 보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면 긍정적이고 기쁜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척"을 하게 된다는게 문제.

누가 보아도 나는 항상 행복해야만 해...라는 가면을 쓴 채로 말이지.

좋은 것만 노출하게 되는 SNS 속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기쁨이가 무리해서 슬픔이를 통제하고 있는 걸 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이 무기력함과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차라리 바쁜 게 나은 것 같아 일을 더 벌리거나

머리를 쓰지 말고 몸을 쓰자며 운동을 더 열심히 하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면서 슬픈 장면을 극대화해서 눈물을 흘리고

친구들과 잘 놀고 들어오는 길에도 괜스레 쓸쓸해서 눈물이 난다.

기분 전환하려고 듣는 음악에서도 감정 이입하고는 울컥울컥...

그냥 어느 정도는 내 안의 슬픔이에게 좀 맡겨야 하나 보다.


그러다 보면 집 나간 기쁨이도 온전히 제 몫을 하려고 찾아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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