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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즈나 Dec 24. 2015

괜찮아, 크리스마스니까.

영화 <Love Actually>

만남을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나에게 크리스마스는 특별해야 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날.. 

주말의 홍대처럼 버글버글한 사람들에게 치이고 밟히고 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다.

날은 겨울이니 당연히 춥겠고, 그 많은 사람들 역시 가는 곳이 있으니 나왔겠고.

결국엔 미리 준비하지 않는 이상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없을 것이라는 것. 


그렇게 되면 당연스레, 평소처럼 집에서 보내게 되는데

집안 분위기로 봐서 파티하는 분위기는 전혀 낼 수 없고,

케이크도 가족들 중 나 빼고 좋아하질 않으니 그저 그런 빨간 날로 넘어가게 된다. 



그게 참 슬펐다.

트리가 세워지고 빨강의 초록의 장식들이 거리를 꾸며주고 그 특별한 하루를 위해 한 달여 정도를

다들 들떠서 보내는데 정작 그날이 되면 난 평소와 다름없다는 게.

(오히려 연말이라고 한 해 정리하다 우울한 날이 더 많았을지도..)

친구들과 모여서 파티도 하고 싶고, 연인이 있다면 로맨틱하게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은데 

옛 연인과 와인을 마시며 플스 게임을 하며 보냈던 크리스마스 말고는

특별한 적이 없던 것 같다.




러브 액츄얼리는 그렇고 그랬던 나의 우울한 크리스마스에 봤던 영화다. 그것도 영화채널에서..

나에게 이영화는 로맨틱 코미디 이상, 크리스마스 전용 영화 이상이다.

크리스마스는 특별하고 행복하게 보내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렇지 않은 현실 때문에 우울해하고 있을 때

영화는 말해줬다.

아무리 그래도 모든 사람들이 행복할 수 없다고. 

한껏 들뜬 크리스마스를 꾸며주던 영화는 이뤄지지 않은 사랑을 보여주기도 하고 사랑의 흔들림도 보여주고

때로는 아픈 사랑을, 그리고 우리가 바라고 있는 사랑까지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더 한다.  Love is all around.

사실 어쩌면 지극히 당연할 텐데 말이다. 


이번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누군가가 크리스마스 잘 보냈냐고 물으면 '응. 별일 없이  지냈어.'라고 하겠지.

그래도 괜찮아. Just because it's Christmas.

그리고 언젠간 즐겁게 보낼 날도 있겠지.



다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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