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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월간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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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즈나 May 20. 2016

무지개 빛 뷰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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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드러지던 벚꽃을 보며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를 흥얼대던 

봄은 지나갔다.


여름이 오기 직전

더울 듯 말듯한 5월의 이 봄에 기대가 되는 게 있다면

뷰티풀 민트 라이프.


음악 듣는 걸 좋아해서

야외 나갈 때마다 스피커부터 챙기고

좋아하는 뮤지션의 콘서트를 종종 다니곤 하는데

특히 민트페이퍼에서 주최하는 BML과 GMF를 참으로 좋아한다.


집 근처 맛있다고 소문난 김밥집을 찾아가

김밥을 사서 도시락통에 예쁘게 담고 (절대 만들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얼음물도 얼리고 예쁜 텀블러도 챙기고 손수건도 챙기고.


은박 돗자리는 예쁘지 않다며

잔디와 가장 어울릴만한 색감으로

직접 방수천을 끊어서 만든 완소 내 돗자리.


올림픽 공원 잔디밭에 앉아 맛있는 도시락을 먹으며

좋아하는 뮤지션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도 사르르 날아가서

괜스레 행복해진다.


그렇게 매년 다니던 뷰민라(뷰티풀 민트 라이프)는

올해는 만원 정도 비싸져서(ㅜㅜ) 5월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준비한 도시락을 맛있게 먹고

사생대회 이벤트를 하는 도중에

파란 하늘은 흐릿흐릿하기 시작했고

톡톡톡 도화지에 비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본격 비가 오기 시작.




많이 오기 시작.





진짜 많이 오기 시작......





꽤나 거센 비를 보며

과연 이 페스티벌은 계속 진행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으니 앙코르 없이 조금씩 단축시켜 공연은 예정대로 하게 되었다.


주최 측에서 준비해준 우비를 입었지만

잔디에서 올라오는 흙탕물로 이미 발은 만신창이었고

우비는 무릎까지밖에 안 오잖아... 바지도 만신창이었다.


그래도 내 앞으로 흰 우비를 입고 흥이 넘치는 몇 백명의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는 노래가 나올 때마다 나오는 그 흥을 주체 못 하고

아주 흥 넘치게 공연을 만끽했다.




쪼글쪼글하게 불어버린 손과 발,

흰 우비를 입은 모든 사람들이 함께 집으로 돌아갈 때는

약간의 난민 수용소 같은 기분도 들었지만 (ㅋㅋ)

비가 와서 모든 걸 내려놔서인 걸까 

추가 공연에 대한 기대인 걸까

다들 조금씩은 들뜬 기분.



하늘은 우중충하고 비바람이 불었지만

그 아래 뷰민라만큼은 무지개처럼 다채롭고 즐거웠다.






그리고 난 감기에 걸렸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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