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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고 첫 글을 쓴 게 엊그제인데
갑자기 하늘이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파랗게 보이고
구름도 솜사탕마냥 둥실둥실 거리 더니
가을 냄새가 조금씩 나기 시작한다.
앞으로 맞이해야 하는 쌀쌀한 가을엔 몸도 마음도 약해지는 나라도
이 쨍쨍하고 시원한 날씨만큼은
참 사랑스럽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배낭 하나 매고 떠나고 싶은 맘이 들어버리는
없던 역마살도 생길 것 같은 그런 날씨.
가끔 일도 때려 치고 싶다.ㅋ
하고 싶은 게 많은 것에 비해 이 상쾌한 가을은 참 짧은 것 같다.
나는
이 햇살과, 바람과, 냄새를 설탕에 잘 절여서
'가을청'을 담그고 싶다.
견출지에 날짜를 적어서 붙여서 매년 모아 두고
노래 가사처럼 힘들 때마다 조금씩 꺼내 본다면 좀 더 행복할지도.
지금은 따끈한 가을 햇살에 광합성이나 하며
가을에 날 절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