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공감하기
오늘은 금요일.
어쩐지 예전에 존재했던 '금요일의 여자'가 생각난다.
재수생이었던 시절,
막 성인이 되어서 한창 멋을 부릴 나이였는데
공부도 해야 하고 그림도 그려야 했다.
'멋은 사치'라는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쓸데없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뻐지고 싶었고 꾸미고 싶었다.
그래서 스스로 만들어본 법칙은
금요일만 단장하기.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신분에 맞는(?) 편안하고 불량하지 않은 스타일로
학업에 매진하고
금요일에는
입고 싶었던 옷들(주로 치마 종류)을 입었고
어설프게 화장도 살짝 해보곤 했다.
생각해보면 '불금'이란 말이 나오기도 전이었던 그 시절에
나는 너무 앞서서 불금을 준비한 게 아닌가 싶다.
이 남모르던 나만의 법칙을
같이 미술학원 다니던 친구가 알아채버렸다.
그렇게 붙여진 별명은
금요일의 여자.
요샌 매일 화장할 수 있고 아니, 민낯의 부끄러움에 해야만 하고
옷도 내키는 대로 마음대로 입을 수 있으니
금요일의 여자는 추억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오히려 이제는 금요일쯤 되면 기력을 다 소비해서
평소보다 더 대충 입고 화장도 대충대충.
교복 입었으면 좋겠다. 뭐 입을지 걱정 안 해도 되고-.라고 볼멘소리 하는
오늘의 금요일 아침에 문득 생각나버린
추억 속의 금요일의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