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열리는 작은 커피 축제에 참가했다. 커피밥 10년 차에도 새롭고 바쁜 일에는 늘 마음이 쓰인다. 마음을 쓰면 다른 일들은 눈에도 안 들어온다. 여러 날을 갈아서 하루에 쏟아붓는다. 전날 흐리고 비가 와서 걱정했던 날씨는 다행히 차고 맑게 개었다. 세 시간 정도 자고 엄청난 행사용품을 차에 싣고 광장으로 향했다. 사서 하는 고생이 즐거울 때,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아마 그 경험이 처음 일 것. 그리고 좋아하는 일일 것.
차가운 계절이 곧 들이닥칠 예정이지만 오늘은 덥고 맥은 빠르게 뛴다. 무거운 짐들을 옮기고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지고 낯선 이들을 만난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는 사실이 뼈에 사무치게 좋아서 심장이 요동을 친다. 아직도 생경한 세계가 있다는 기쁨. 호응하고 답례하는 마음의 감사. 그것은 생의 경건한 기도처럼 도처에 울린다.
각양각색의 커피와 디저트가 부스별로 펼쳐졌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서로를 잘 모른다. 평생 겸손해야지라는 생각도 해본다. 완전한 타자에게 완전한 친절을. 바람이 불고 풍선이 날린다. 풍선에 불어넣은 헬륨가스가 벌써 두 통이다. 카드기가 먹통이라 변명처럼 현금을 손에 쥔다. 장사하는 행위의 즉효성은 실로 매력적이다. 하루 반나절을 서 있고 끼니를 거르는 일에 별 생각이 안들만큼. 자주 이랬다. 가게를 시작하고 옮기고 늘려가는 기쁨에 몸 사릴 줄 참 모른다고도 여겼다. 그래도 이렇듯 체화된 노동에 길들여져 여태껏 책임과 안녕을 굶기지 않고 잘 먹이며 잘 다독였다. 호기심에 반짝이는 눈들과 눈맞춤하는 순간이 선캐쳐 위로 부서지는 햇살처럼 행복으로 빛난다. 찰나의 아름다움이 삶을 영위한다는 진실을 복기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