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행복해서 살기도 하지만 상실과 폐허의 힘으로도 살 수 있다. 이상과 다자이 오사무를 사랑하고 빌리 아이리쉬의 노래를 자주 들었다. 그들의 자기 연민과 자괴에 동조했고 세상에 관한 불화를 아름답다 여겼다. 단맛보다는 쓴맛이 좋고 나약하고 치사한 것들보다 선한 것이 강한 거라 믿는다. 여름이 오는 것을 더없이 기다리고 더운 것을 좋아한다. 겨울은 두렵고 아프다. 절대적으로 작고 약한 것에 마음이 쓰인다. 와르르 쏟아져 내리는 마음을 외면해 보기도 한다. 반항기와 반항 사이에서 고민해 본 적이 없다. 반항심은 가득하지만 반항에는 번번이 실패한다. 의존적이고 변명이 많다. 자존감은 없는데 자존심은 강하다. 종종 우쭐하고 자주 시무룩하다. 돈을 버는 것이 좋다. 돈이 많은 것이 좋다. 세속적인 것이 아름다운 것이며 세속적인 것이 강한 것이다. 돈이 선한 것은 아니나 선을 지켜줄 수 있다고 믿는다. 형이상학을 좋아하지만 형이하학적으로 산다. 난해한 척 하지만 빤하다. 한 곳에서 오래 머무르지 못한다. B형, 물고기자리의 특질에 스스로를 꿰맞춰본다. 자주 웃고 늘 운다. 비밀이 많아져서 버겁다. 삶의 태는 비밀로부터 비롯된다. 죽을 때까지 마르고 싶다. 호불호가 강하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정말 싫으면 없는 우주 취급한다. 타인에게 미움받는 것에 면역이 없다. 관계의 중심에 서지 않으면 관계에서 이탈한다. 책임의 상반신으로 살아간다. 어딘가 무저갱을 헤매고 있을 아래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