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일 전 새로 들어온 직원이 아파서 결근했다. 실습기간 중에 아파서 결근하는 경우는 드물기에 여러모로 마음이 쓰였다. 일이 버거운 것인지 관두고 싶은 것인지 의중을 파악할 수가 없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타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에두른 표현에 서툴기에 직설적이고 모난 말은 삼키게 되고 쌓인 감정 표현은 안 하느니만 못했다. 마음을 터놓고 말할 사람들은 줄어만 가는데 그럴수록 말의 적재량은 자꾸만 는다. 고인 감정들은 상하기도 하고 딱딱한 화석이 되어 마음의 이 방 저 방을 뒹굴어 다니다 삶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그 생채기가 흉이 되어 못난 사람이 되어간다는 사실을 자각할 때면 화가 난다기보다 서글프다. 때로는 너무 믿어서 때로는 믿지 못해서 상처를 받는 일. 그조차도 무감해져 간다는 것을 안다.
직원의 다부진 자기소개서를 다시 읽어본다. 기대가 없었다면 거짓말. 조곤조곤한 필체로 적어 내려 간 자소서에 스물두어 살의 생이 담겨있다. 잘 적은 글이라기보다 진솔한 글이다. 쉬이 터놓을 수 없는 개인의 역사를 장점으로 어필할 줄 아는 사람이다. 조약돌처럼 야무진 성격이 읽힌다. 그런 그가 출근 이틀 만에 아프다 결근을 청하니 불안하다. 오래 같이 일 할 수 있는 사람이면 고마울 텐데. 사람은 누구나 아플 수 있는 건데 나약하다 책망하는 마음이 인다. 꼰대 같아. 나는 할 수 있는데 너는 왜 할 수 없냐고 따지는 것처럼 폭력적인 일이 있을까. 꼰대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신의 위치에서 타인을 망각하고 공감성은 수치스럽고 뭐든 못마땅한 꼰대가 되어간다는 건 발전이 아니라 퇴화다. 이 나이쯤 되면 모든 질문에 답이 있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될 줄 알았지. 타인과의 벽도 두렵지만 내가 스스로 세운 벽도 두렵다. 드러내지 못하니 딱딱해진 걸까. 지킬 게 많아서 일까. 욕심이 많아서 일까. 겁이 많아서 일까. 약해서 일까. 이 모두가 꼰대의 변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