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발췌

by 올빗ORBIT

꿈에서 졸린 적이 있느냐 묻는다. 꿈의 천장에는 웅크린 벌들이 빛나고 유나의 방은 자가격리 상태였다. 노크를 하는 동시에 너는 내 사진을 찍어야 한다. 유나는 없는 유나의 방문 앞에서 나는 벌벌 떤다. 긴 머리에 테니스 스커트를 입은 여자애가 나이기도 하고 때때로 시점은 변해서 그런 나를 찍어주는 애인이 되기도 한다. 꿈으로도 침투한 바이러스의 망령은 인후를 공격하고 아픈 듯도 싶어서 기침을 켁켁 뱉는다. 기침하는 자가 나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꿈이라도 기침은 안된다고 한다. 이것이 무엇에 기인한 꿈인지 알아차린다. 알아차리는 자가 나였다가 전지적 시점인 동시에 가장 불리한 인칭으로 바뀌기도 한다. 게임에서 자주 사용되는 시점 변환이다. 이 길고 아득한 꿈이 현실에서는 채 30분도 되지 않은 시간임을 깨닫는다. 꿈인데도 너무 졸립다. 졸린 와중에 운전 중이다. 만약 졸음에 빠진다면 꿈에서 깨게 되는 걸까. 생각하는 순간 깨고 만다. 생각의 흐름과 장면의 전환이 동시다발 적으로 일어난다. 뉴런과 시냅스와 이런 류의 단어들이 떠다닌다. 꿈에서 본 색채들을 환기한다. 그런데 유나는 대체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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