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성난민 Jul 18. 2021

이재명 팩트체크 (2)

혜경궁 김씨 사건, 그 팩트체크 결과는 어떤 사건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


이재명 하면 떠오르는 나쁜 이미지 중 하나가 혜경궁 김씨 사건이다. 정작 나는 이 사건이 시끄러울때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내가 이낙연, 이재명에 대한 팩트체크를 해 나가려고 마음 먹었기 때문에 피해갈 수 없는 사건이다.


https://news.v.daum.net/v/20180408124822022


이 사건의 발단 역시 2018년 지자체장 선거이다. 당시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인 전해철 의원은 전격적으로 '@08_hkkim' 트위터 계정이 자신 뿐 아니라 고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패륜적인 발언을 하고 있고 이니셜이 이재명 예비후보의 부인 이름과 같다며 선관위에 고발했다.


이후 언론은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고 인터넷 상에서도 네티즌들의 뜨거운 화제가 되었다. 그렇게 여론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 사건 중 눈에 띄는 기사가 있었다. 위 전해철 의원의 고발 기사가 2018년 4월 8일자인데, 그 바로 다음날인 4월 9일 전 후보는 방송에서 이상한 이야기를 한다.


https://news.v.daum.net/v/20180409092402611


이 방송에서 전해철 후보는 아래와 같이 말했다.


◆ 전해철> 그 계정이 이재명 후보 아내 계정이냐 아니냐라는 것은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아가서 저도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요. 문제는 이제 그런 의혹을 제기하니까 그런 의혹에 대해서 계속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또 설명이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 이렇게 논란이 지속되는 것은 옳지 않다라는 생각에서 논란을 종식을 하기 위한 거지 제가 특별하게 그 대상자나 또 특별하게 거기에 대해서 제가 확증이 있거나라고 해서 제가 고발한 것은 전혀 아니다 말씀을 분명히 드립니다.



4월 8일 이재명 후보의 부인 계정임이 의심된다며 고발했다고 인터뷰한 사람이 다음날 방송에서 그 계정이 이재명 후보 부인 계정이라는 확증은 없다라고 말했다. 좀 많이 이상하지 않은가?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180416010006901


이 사건 수사는 빠르게 진척되어 경찰은 혜경궁 김씨 아이디의 주인이 김혜경씨인 것 같다는 취지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그 과정부터 결과까지 전해철 후보 측은 이재명 후보를 거칠게 공격한다. 그리고 매우 많은 네티즌들이 이 결과에 동의하였고 언론들도 이재명 후보 부부를 범죄자 취급하기에 이른다.


https://news.v.daum.net/v/20181120155030126?f=m


그러나 이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면서 또다시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이 사건 전면에 나서 SNS와 언론에서 전방위 활약을 펼치며 혜경궁 김씨가 김혜경씨라고 강하게 주장했고 시민 3천여명과 함께 직접 고발까지 나선 이정렬 변호사가 2018년 11월 검찰에 출석하며 기존 주장과 완전히 다른 인터뷰를 한 것이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소유주가 김혜경씨라고 추정했던 시민 3000여명의 고발 대리인였던 이정렬(49) 변호사가 "논란이 됐던 해당 트위터 계정 사용자가 다수라고 판단된다. 때문에 김씨가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수원지검에 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한 이 변호사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혜경궁 김씨 사건과 관련,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은 때가 되면 공개될 것"이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혼자 2013~2016년 4만여건이나 되는 글을 혼자서 썼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럿이 썼을 것 같은데 그 가운데 김씨가 포함될 수도,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렬 변호사는 문제의 계정이 다수가 사용했다고 판단되고 김혜경씨가 그 다수에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면서도, 자신이 스모킹건을 갖고 있다는 상반되는 주장을 한다. 이 기사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 계정이 공작을 의한 계정일 수 있다는 의문을 당시 누구도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볼 때 이재명 지사는 머리가 매우 좋고 부지런하며 치밀한 사람이며 누가 봐도 패륜적인 막말을 부인과 SNS상에서 주고 받으며 문제를 키울만큼 어리석고 어설픈 사람이 아니다. 이 사건 고발인이자 법정대리인이 이런 인터뷰를 했다는 것은 이미 이 사건이 핵심은 없고 여론몰이용으로 사용되었다는 의심을 강하게 들게 하는 것이다.


https://news.v.daum.net/v/20181211163301494


https://news.joins.com/article/23199391


결국 이 사건은 2018년 12월 역시 재판으로 가지도 못하고 검찰에 의해 불기소로 종결된다. 너무나 떠들썩했던 과정에 비해서 초라하기 그지 없는 결과다. 그러나 언론과 검찰은 이 팻감을 언제든 다시 꺼내 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놓았다. 위 YTN은 담백하게 사실관계만 적시한 반면 댓글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아래 중앙일보의 기사는 제목부터 마치 검찰이 이 사건을 잠시 덮어 놓았고 언제든 다시 기소할 것 같은 뉘앙스로 제목을 뽑아 놓았다. 아래는 YTN 기사의 전문이다.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 씨' 소유주로 의심받아온 김혜경 씨를 검찰이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수원지방검찰청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아온 김혜경 씨를 불기소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지난 4월 경기지사 민주당 예비후보 경선 때 '혜경궁 김 씨' 계정으로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글을 올려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이 취업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허위 글을 '혜경궁 김 씨' 계정으로 올려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계정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공유돼 여러 명이 사용했다며, 김혜경 씨 개인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또 현재 단계에서는 게시한 사람을 특정할 수 없어 혐의 판단이 어렵다며 사건을 기소중지 처리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의 핵심은 위 짧은 기사가 전부이다. 당초 이재명 당시 예비후보의 경쟁자였던 전해철 후보가 트위터 계정 하나를 고발했고, 사람들은 그 하나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가 있던 수많은 글들에 분노하고 서로 싸웠으며, 무려 3천명의 시민들을 종용해 같은 건을 고발했던 이정렬 변호사는 검찰 수사에 들어가기도 전에 계정이 복수 사용자가 사용해서 김혜경 씨가 그 중에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스모킹 건은 갖고 있다는 이상한 인터뷰를 했고, 결과적으로 검찰은 다툼의 여지가 없어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이다.


https://www.dispatch.co.kr/1522870


그리고 최초 고발 당사자이며 이 사건으로 가장 이익을 본 전해철 의원은 검찰이 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기 무려 2개월 전인 2018년 10월 스스로 고발을 취하했다. 이 또한 이상한 일이다. 그의 변은 아래와 같다.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야 할 당내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발 취하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이재명과 관련해 가장 시끄러웠던 김부선 스캔들과 혜경궁 김씨 사건에 대해 팩트체크를 해 보았는데, 두 사건의 흐름을 추적해 보니 마치 같은 사건인 것처럼 공통점이 있다. 선거로 인해 사건이 불거졌고, 언론과 인플루언서, 그리고 수많은 시민들이 달라붙어 논쟁을 키워 갔지만, 결국 알맹이도 없이 이재명에 대해 어떠한 선의도 베풀지 않을 검찰이 할 수 없이 불기소, 무혐의로 처분하여 재판까지 가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김부선과 전해철, 즉 두 사건의 당사자들은 한 명은 더이상 언론에 시달리기 싫어서, 한 명은 당내 갈등을 유발할 수 있어서라고 하며 검찰이 결론내기 전 스스로 고소를 취하했다. 그러나 여론전에서 승리한 것은 이재명을 고소한 사람들과 광클릭으로 수익을 올린 언론들, 그리고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를 상처낸 보수 야당이었고, 선거에서 이긴 것은 이재명이었다. 그리고 이재명에게 이때의 상처는 지금도 아물지 않고 있다.


참고로, 팩트체크를 위해 트위터의 계정 인증 시스템 변천사를 추적한 결과, 다음과 같은 트위터 공식 블로그의 글을 발견했다. 이 혜경궁 김씨 계정이 만들어진 것은 2013년 초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트위터는 2016년부터 계정 인증을 시작했고, 이때도 모든 사람의 계정이 아닌 사회적 유명인사나 단체에 한한다고 하고 있다. 따라서 2016년 이전에는 유명인사나 유명단체를 포함한 어떤 계정도 이메일 검증조차 하지 않았다. 지금도 트위터를 포함한 대부분의 SNS는 계정 인증을 엄격하게 하고 있지 않다. 가입자수가 곧 그들의 매출이며 주가를 결정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https://blog.twitter.com/official/en_us/a/2016/announcing-an-application-process-for-verified-accounts-0.html


작가의 이전글 이재명 팩트체크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