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베클리 테페에서 조상 숭배 의식이 이루어졌나?
최근 괴베클리 테페에서 중요한 추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에 발굴된 것은 인골이다. 그런데 그냥 인골이 아니다. 괴베클리 테페를 발굴 중인 고고학자들이 최근 Science Advences에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이 인골은 죽은 사람을 매장한 후 다시 꺼내서 특이한 방법으로 변형한 것인데, 현재까지 다른 어떤 곳에서도 발견된 바 없는 특이한 것이다. 이것은 매우 중대한 발견이다.
전문가들은 아나톨리아 지역(현재의 터키)에서 해골 숭배 문화는 발견된 사례가 종종 있다고 말한다. 보통은 사람이 죽으면 정상적으로 매장한 후 다시 파내서 두개골을 제거하고 독창적으로 디스플레이하는 경우가 있다. 중동의 예리코(성경의 여리고) 지역에서는 회반죽으로 두개골을 채워넣고 모양을 바꾼 9,500년 전 유골이 발견된 바 있다. 예리코 지역은 10,000여년 전의 도시 유적이 발견된 곳으로, 유대인 이주 훨씬 이전부터 (모세의 출애굽이 기원전 1,500년 경이다) 이곳에 발달된 농경문명이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이 사진이 9,500년 된 예리코의 두개골인데, 내부를 흙으로 채우고 석고로 감싼 후 눈에 조개껍질을 붙여 넣었다. 이 두개골이 발견된 후 중동과 터키 지역에서 약 50여개의 변형된 두개골이 발견되었다. 학자들은 이것이 조상 숭배의 원시적인 형태라고 보고 있다.
위 사진이 이번에 괴베클리 테페에서 발견된 유골인데, 죽은 후 파내어 문양을 그리거나(A, C, D), 드릴로 구멍을 뚫었다. 괴베클리 테페는 이 언덕 주변의 주거민들에게 특별한 장소였는데, 즉 주거나 생활용이 아닌 철저한 제사용 신전이었다는 점이다. 괴베클리 테페는 언덕 꼭대기의 제단을 포함하여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해 있는 신전으로, 여기 주변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동물을 제물로 바쳐온 흔적들이 많이 발견되었었다. 이번의 유골 발굴로 죽은 사람의 유골을 꺼내 무언가 신성한 의식이나 제사 의식을 행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베를린에 위치한 독일 고고학 협회의 인류학자 쥴리아 그레스키(Julia Gresky)는 이번에 발견된 두개골 변형이 지금까지 어떤 연구나 발견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던 독창적이고 깊은 의미를 지닌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번 연구에서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이 두개골에 뭔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었다는 단서들이 발견되었다. 위 사진 제일 왼쪽의 경우, 인위적으로 목을 자른 인간의 조각상인 것을 알 수 있다. 중간에 있는 사진은 아예 두개골을 선물로 갖고 있다. 오른쪽 사진의 우하단에는 목이 없는 새 모양의 형상이 새겨져 있다.
이러한 발견은 괴베클리 테페가 갖고 있는 긴 연대 중에서 10,000~7,000년 사이에서만 발견되었는데, 학자들은 이 발견이 매우 중요한 것이며, 비슷한 시기에 중동 등에서 행해진 것처럼 이들도 죽은 사람의 두개골을 숭배하는 두개골 숭배 문화를 갖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이 발굴에 참여하지 않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면, 코넬 대학의 고고학자 메튜 벨라스코(Matthew Velasco)는 이 유골이 이 시기에 있었던 지구 어느 곳의 문명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던 아주 흥미로운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확히 어떤 목적으로 이러한 행위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라면서, 벨라스코는 이것이 조상에 대한 숭배일 수도, 또는 적들에 대한 저주일 수도 있으며, 그 목적은 이 유골과 조각상 등이 발굴된 유일한 장소인 괴베클리 테페에서의 연구만을 통해 밝혀질 수 있다고 하였다.
위 사진을 보면 날카로운 도구로 두개골에 깊은 줄을 여러 차례 새긴 것이 보인다. 그레스키는 이러한 줄이나 구멍 뿐만 아니라 이 지역 주민들이 두개골에 행한 행위가 보다 복잡하고 깊이 있는 이유가 있음을 암시하는 단서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괴베클리 테페의 석조기둥 중 일부에서 머리가 없는 사람의 모습이나 돌로 만들어진 두개골을 발견했습니다. 괴베클리 테페에서 발견된 이러한 도해들은 이들이 두개골을 특별하게 여겼다는 반증입니다."
괴베클리 테페에서는 아직까지 매장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인간의 뼈와 동물의 뼈가 섞인 채 날카로운 석기 도구와 함께 구덩이에서 발견된 적은 있다. 연구진은 아직까지 괴베클리 테페에 대한 연구는 초기 단계이며, 인류학적으로 명쾌한 해석까지는 앞으로 더 많은 발굴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필자 생각에, 지금까지 여러 문명에서 밝혀진 내용을 살펴보면 인류의 죽음과 내세에 대한 문화는 두개골 숭배 - 시체 숭배 - 매장(단순 매장이 아닌 특별한 묘제와 유물을 포함하는) - 제사와 기도의 형태로 발전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굴로 괴베클리 테페에서도 두개골 숭배 또는 두개골을 이용한 의식이 있었던 것이 밝혀졌다. 네안데르탈인이 5만년 전 인간을 매장하고 꽃 등의 선물로 이를 장식할 정도로 감성적이었다면, 1만2천년 전 현생인류는 그보다 더한 의식을 행했음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괴베클리 테페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금도 기존 신전 주변에서 계속해서 유적들이 발견되고 있다. 이번 두개골 숭배에 대한 연구결과를 비롯해 앞으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12,000년 전 괴베클리 테페 주변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문화와 의식이 속속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다른 곳에서 이보다 오래 된 신전이 발견될 수도 있지만, 어쨌건 현재까지 알려진 인류 최초의 신전은 괴베클리 테페이므로, 이곳에서 또 어떤 연구결과나 나올지 기대된다.
우리나라 역사학계는 세계적인 추세와 동떨어져 조선시대식 사대주의와 식민사관을 철저히 옹호하고 있는데, 인류 문명이 1만2천년 전 이미 정교한 신전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 주류 역사학자들이 AD 7세기에 쓰여진 일본 서기를 옹호하기 위해 삼국사기 초기기록을 불신하며 한반도에서 기원후 3세기까지도 국가성립이 되지 않았다는 주장만을 되풀이하는 동안, 한반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중국 동북지역에서 기원전 4,500년을 상회하는 홍산문명(Hongshan culture, 红山文化, 4700 to 2900 BC), 기원전 6,500년을 상회하는 싱롱와문화(Xinglongwa culture, 興隆洼文化, 6200-5400 BC)가 발굴되고 연구된지 오래고, 특히 홍산문명에서는 정교한 제사를 지냈던 제단과 신전, 여신상, 남신상 등이 발견되어 이미 제정일치 사회로 진입했다는 증거가 쏟아져 나왔다.
중국은 홍산문명에서 곰 토템을 상징하는 다양한 옥기와 제단 유적이 쏟아져 나오자 신화 속의 인물 황제가 웅씨 성을 쓰므로 황제가 이 지역에서 발원해서 중원으로 진출했다는 억지까지 부리고 있다. 한국의 초딩들도 곰을 토템으로 가진 민족이 누구인지 다 아는데도 말이다. 심지어 양자강 유역에서는 허무두 문화(Hemudu culture, 河姆渡文化, 5500 to 3300 BC)가 발견되어 연구 중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1만년 전 볍씨와 옥기 등이 발견된 한반도 역사의 기원을 늦추고 연구하기를 게을리해봤자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중국이 한반도는 원래 미개지역이었고 그들의 조상이 와 개척했다는 억지와 일본이 고대에도 한반도를 지배했다는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것 외에는 말이다. 그러나 미개한 한국의 주류 학자들이 인류학적, 과학적 분석을 통해 한민족의 계통 추적과 고대문명을 밝혀낼 것이라고는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출처]
Nattional Geographic, http://news.nationalgeographic.com/2017/06/skulls-cult-turkey-archaeology-neolithic-gobekli/
The Guardians, https://www.theguardian.com/science/2017/jun/28/turkish-site-evidence-of-neolithic-skull-cult-gobekli-tepe
Mail Online, http://www.dailymail.co.uk/sciencetech/article-1157784/Do-mysterious-stones-mark-site-Garden-Eden.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