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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난민 Jul 09. 2019

아메리카 인디언은 우리 민족인가? (1)

4만년 전 동북아 지역 원인의 DNA가 남미 원주민과 연관성을 가진다


근래 배재대학교 스페인어 중남미학과 손성태 교수가 아즈텍문명 등을 건설한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원래 동북아시아에 거주했던 한민족이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필자도 유튜브와 기사 등을 통해 흥미있게 접했었는데, 올해 KBS에서 이 주장을 근거로 다큐멘터리까지 제작, 방영한 바 있다. 최근 필자가 인류학 관련 연구결과를 찾아보던 중 이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유력한 근거가 나왔기에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이 논문은 동아시아에 4만여년 전 살았던 티엔유안인(Tianyuan Man)의 유골에서 추출한 DNA를 분석한 결과이다. 손성태 교수가 역사적 사료를 통해 주장한 시기보다 훨씬 이전의 일이지만, 이 DNA 분석 결과가 남아메리카 원주민의 그것과 연관있음이 밝혀졌으므로, 결과적으로 동북아시아에서 이주한 이들이 남아메리카로 이주했다는 주장을 과학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할만하다. 즉 손성태 교수가 문화인류학적 측면에서 이런 주장을 펼친 것에 대해 반박할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과학적인 DNA 분석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면 상당히 유력한 가설이 될 수 있어 보인다.



티엔유안인(Tianyuan Man)으로 불리우는 고인류의 유골은 2003년 북경 근처의 티엔유안동굴(田園洞人)에서 발굴되었다. 중국과학원(Chinese Academy of Sciences)의 푸 교수팀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of Evolutionary Anthropology), 그리고 UC버클리(UC Berkeley)로 이루어진 합동연구팀은 2013년부터 이 유골로부터 DNA를 추출해 게놈분석을 실시했다.



이들은 최신기술을 동원하여 지금까지 타 지역에서 발굴된 유골의 DNA를 포함한 비교분석을 하였다. 우선 이 유골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35,000년 전 지금의 벨기에 지역에서 살았던 GoyetQ116-1 샘플과 일부 DNA를 공유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인데, 다른 유럽지역의 유골에서 발견된 DNA와는 이런 유사성이 밝혀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이 둘이 유럽인과 아시아인이 분화되기 전 공통의 조상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는 가설로서는 존재해 왔지만 매우 중요한 연구결과이며, 우리나라 부산 가덕도에서 최근 발견된 약 7천년 전 신석기시대 유골에서 백인 모계유전자가 발견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결과이다. 연구진도 아시아, 유럽인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혈통관계를 맺어왔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연구진은 2015년 다시 이 샘플을 현대 아시아인, 남태평양인, 남미인 등과 비교했고, 그 결과는 놀라웠다. 이 티엔유안인의 유전자가 남미 원주민 혈통을 가진 현대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멜라네시안 파퓨안(Melanesian Papuan, 호주 북동쪽 멜라네시아 지역 원주민), 온게(Andamanese Onge, 인도 안다만섬에 거주하는 원주민)의 유전자와 남미 원주민, 그리고 이 티엔유안인에서 공통된 유전자가 나타난 것이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토대로 2만여년 전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간 이들이 다수의 집단일 것이고, 이들 중 최소 1개 집단 이상은 멜라네시아인 등과 친연성이 있는 집단이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 연구결과는 남미 원주민들이 아시아에서 이주한 이들의 후예라는 것을 증명해준다고 이 논문은 밝히고 있다. 그것이 아시아대륙의 남쪽이었건 북쪽이었건 말이다.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로는 아시아대륙에서 아메리카로 인구가 이동한 것이 대략 2만년 전부터이므로, 동아시아지역에 4만년 전에 살았던 티엔유안인이 남쪽, 동쪽으로 이동하여 약 2만년 동안 분화된 후 이들이 각각 아메리카대륙에 도달했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위의 그림은 이것을 설명하는 것으로, 티엔유안인이 현재의 동아시아인, 남미 원주민의 조상일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잘 보여주며, 유럽인과의 공통조상으로부터 분화했을 것이라는 결과도 나타내고 있다.




4만년 전~2만년 전 일어난 일이지만, 어찌되었건 동아시아에 거주했던 아시아인의 조상의 유전자가 남미아메리카 원주민에게서도 나타난다는 것은 흥미롭다. 손성태 교수의 강의를 잘 들어보면 우리 조상들이 수차례에 걸쳐 아메리카로 이주했다는 기록들이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역사시대 이후의 일이지만, 중국 역사서에 나타난 동이족, 예맥족에 대한 기록이 이러하다면 이들이 조상으로부터 아메리카대륙의 존재를 들어 알고 있었고, 그래서 어떤 역사적 사건이나 천문학적 사건이 있을 때마나 난을 피해, 또는 별의 이동을 따라, 또는 신천지를 찾아 신대륙으로 이주했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DNA 게놈 분석은 반박이 불가능한 과학적 증거이므로, 앞으로 동북아시아와 아메리카대륙에서의 합동연구와 고고학적 발굴 성과가 지속되길 기대해 본다. 물론 식민지사학을 신봉하는 한국의 주류사학계가 이러한 과학적 연구에 연구비지원은 커녕 연구 자체를 시도조차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 논문처럼 중국, 미국 등의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기다려야 하겠지만 말이다.



[출처]

Current Biology, http://www.cell.com/current-biology/fulltext/S0960-9822(17)31195-8

Mail Online, http://www.dailymail.co.uk/sciencetech/article-4976634/Shedding-light-early-human-migration-east-Asia.html

Archaeology New Network, https://archaeologynewsnetwork.blogspot.kr/2017/10/dna-analysis-of-40000-year-old-man-in.html?m=1#bXTweU1vmpKrsTG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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