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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고신 Jun 06. 2021

연(緣) -연을 맺다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구인가?

‘욕망 그리고 탐욕’    

 

욕망, 생각을 현실로 바꾸고 싶은 강한 의지. 누구나 욕망은 존재하고, 삶의 가치관에 따라서 질적인 농도가 달라진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탐욕, 가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욕망. 욕심이 삶의 가치관을 지배하고, 삶의 농도는 깊게 질척거린다. 가질 수 없기에 대상에 대한 목표가 더 크게 보이는 건 아닐까? 누구나 꿈을 꾸고, 자신이 원하는 인생의 경로를 찾아서 걸어간다. 그 길의 끝에 원하는 해답이 있을까? 또 다른 목표가 생겨서 종착점이 시작점이 되는 건 아닐까? 우리는 계속 무언가에 대한 욕망을 가져야만 하는가?  


친한 감독님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다. ‘욕심을 버려야 돼’, ‘근데 그게 잘 안돼’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땐, 크게 공감이 가지 않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양한 일상의 경험들이 쌓일수록 스쳐 지나간 그 말들이 다시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왔다. 지금의 난 욕망을 가지고 있는 건지, 탐욕을 부리고 있는 건지, 현재로선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고 어떤 결과물이 나왔을 때 판단이 가능하겠지. 그때가 되면 기쁨과 후회를 양손에 들고 하나를 선택하게 될 거야. 가끔은 그런 반복적인 일상이 지겨워질 때가 있다.    

   

‘실수의 연(緣)’    


지겨워도 걸어가야 한다. 그런 일상이 무한 반복되더라도, 올바른 길을 찾기 위한 여정은 떠나야 한다. 실수를 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실수를 두려워한다면 처음부터 나아갈 수 있는 발걸음은 있을 수 없다. 1번의 제대로 된 선택은 9번의 실수를 감수해야 한다. 선택을 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다. 나는 인간이기에 욕망보단 탐욕에 더 눈이 멀었다. 때론 헛된 꿈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그 선택에 대해서 후회를 하고 올바른 선택으로 방향을 돌린다. 그 길이 지겹지만, 지겹지 않게 마음을 다스리며 다시 걸어간다.       


나는 실수를 하는 사람이다. 처음부터 그랬다. 올바른 선택은 나에겐 먼 세계의 이야기였다. 가까운 길도 항상 돌아서 가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런 일상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실수에 대한 대책을 세우게 된다. 그대로 주저앉기엔 남은 인생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다시 일어나서 걸어간다. 넘어져야 하고, 다치고 아픔을 느껴야 한다. 경험이 주는 삶의 지혜는 나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스승이 될 테니까. 하지만 아직도 실수는 두렵다. 그 순간이 닥치면, 누구보다 힘들고 죄절을 맞본다. 최선을 다했기에 맛볼 수 있는 패배감. 너무 짜릿해서 한동안 모든 일을 하지 못할 만큼 쓴 맛을 본다. 사실, 너무 부드럽게만 가는 것도 내 취향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자, 그렇게 실수만 하던 사람이 조금씩 성공을 거두게 된다. 어렵게 얻은 성공은 그 기쁨도 배가 돼서 돌아온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신조는 매 순간 좌절감 속에서 무너지지만, 그런 생각을 해야 성공을 위한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커진다. 실수는 두려움을 이기게 해 준다. 실수는 다시 도전하고 싶은 욕망을 탐욕으로 바라보게 하는 놀라운 마력이 있다. 주춤하게 만들고, 망설이게 만든다. 그래서 매사에 더 신중을 기하고, 최선을 다해서  후회가 남지 않는 선택을 위해 노력하는가 보다. 나는 부딪혀 볼 거다. 일어나는 시간이 길어진다 하더라도, 반드시 일어날 거다. 그리고 다시 도전할 거다. 가능한 그 반복적인 삶을 지겨워하지 않기를 바라본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걸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있다. 나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한 사람이다. 성취감이 주는 만족도는 인생을 유지시키고, 다음 목표를 향한 동기부여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꿈과 성공을 위해 달리는 인생이 싫증이 날 때도 있다. 그럴 땐 여행을 하거나 친구들과 술을 안주 삼아 일상의 쓴 맛을 삼킨다. 현재의 나에겐 달리 방법이 없으니까.       


열심히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하루 일과를 보람되고 만족스럽게만 보낸다면 열심히 사는 것일까? 개인적 만족감이 주는 편안함에 취해 자신은 열심히 살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자신을 제대로 보는 3인칭의 눈은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하고, 꿈을 위해 한 발자국씩 걸어간다. 같은 과정의 길을 걸어도 어떤 사람은 좌절을, 어떤 사람은 행복감을 느낀다. ‘열심히’라는 단어가 주는 개인적 취향 때문에 그럴 것이다. 하지만 꿈을 이루려는 의지는 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원하는 꿈의 부산물이다. 자신의 계획대로 혹은, 하루를 열심히 살다 보면 조금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옮겨진다. 움직인 양적 차이는 있겠지만, 그래도 그 과정이 주는 만족감이 ‘열심히’는 아닐까?    

 

열심히 사는 사람들과 연(緣)을 맺으면, 일상에 생명력이 추가된다. 그들의 삶의 방식과 과정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나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그들의 의지는 다양한 부분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약속을 중시하고, 시간의 소중함을 알며 현재의 자신에게 충실히 대한다. 작은 순간의 소소한 행복일지라도 행복해하며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산다.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다음 발자국을 내딛는다.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으며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때론 고집쟁이처럼 자신의 주장대로 움직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느 순간 다음 발자국이 시작되는 곳에서 그들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열심히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나는 열심히 사는지 되묻고 싶다. 하루를 후회 없이 알차게 보내고 있는지, 당당하게 말하기 힘들다. ‘열심히’라는 단어를 들먹이며 노력이라는 코스프레를 펼쳐보지만, 역시 진짜를 이길 순 없다. 진심으로 무언가를 진행하는 사람은 풍기는 냄새가 다르다. 눈빛이 다르고, 행동이 다르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그들의 모습에선 삶에 대한 강한 호기심과 애착이 묻어 있다. 꿈을 이루려는 의지가 남다르다. 그렇다면 나는 열심히 살고 있지 않다. 허비한 시간들이 마치 영화 속 한 장편처럼 슬라이드로 스쳐 지나간다. 제대로 된 결정을 많이 못했었기에 스쳐 지나가는 기억들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보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현재의 난 그러지 못하니까.      


‘나와의 인연’  


나는 좋은 사람인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나의 일만 잘하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좋은 사람이란 정의가 알고 싶어졌다. 컴퓨터로 찾아보니 선한 사람, 착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있다. 나는 선하지 않고, 착하지 않은데, 정말 좋은 사람은 못 되나 보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 친구, 회사 동류, 가족, 지인 등. 그들은 나에게는 좋은 사람이지만, 자신은 과연 그렇게 생각할까? 그들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지 않을까? 좋은 사람에 대한 욕망.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요즘,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단어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간접적인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현재의 난 누군가에겐 좋은 사람이겠지?라는 기대를 해본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세상은 사람과 사물로 채워져 있고, 사람과 사물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맺어진 연(緣)으로 움직인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 내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에디슨은 전기를 만들고 ‘천재는 99% 노력과 1%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명언을 남겼다. 전기라는 사물을 통해 사람들이 행하는 노력의 척도를 설명했으며, 이를 우리들은 공감하며 수긍한다. 그렇다면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진 연(緣)은 어떨까?      


‘사람 간의 연(緣)


사회생활은 사람들과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촘촘한 관계망을 형성한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우리들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하는 사회적 동물이고, 그들로 인해 나의 삶이 윤택해진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좋은 사람과 맺어진 연(緣)은 개인의 삶에 대한 방향성도 바꿔 놓기 때문에 누구를 만나는지가 인간사에서는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그런 사람을 찾기 전 자신이 먼저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평범한 자신의 일상을 열심히 살더라도,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의미 있게 개척해 나가야 한다. 에디슨처럼 말이다. 위대한 업적을 남겨야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자신의 삶에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한다면, 누구나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고,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자신의 열정적인 삶만이 좋은 사람을 만드는 것도 아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 사랑, 그리고 공감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남을 배려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인정하는 것이며, 그 사람의 삶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 마음가짐이 있기에 배려는 상대방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 때론, 좋은 향이 나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그 사람의 행동과 말이 나를 바꾸는 원동력이 될 때, 나의 마음은 그 사람에게 움직이고, 사랑이란 이름하에 연애를 하기도 한다. 이성 사이의 사랑도 있지만, 가족 간의 형제애, 친구 간의 의리, 부모와 자식 간의 모성애, 인간과 세상 간의 인류애 등 각기 다른 단어로 표현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사랑이다. 그런 사랑들이 모여서 나와 주변 사람들 그리고 세상을 좀 더 사람스럽게 만드는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당신은 누군가를 공감해 주는 능력은 있는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감정 컨트롤도 사실 어려운 부분인데, 다른 이의 말과 행동을 이해하고 공감을 한다는 것은 한 차원 높은 배려다. 남의 이야기를 자기 삶의 일부처럼 느끼고, 함께 고민하며, 때론 슬픔을 때론 기쁨을 함께 나눌 때, 서로 간의 공감은 자연스럽게 싹튼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좋은 연(緣)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도 어쩌면 하나의 재능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좋은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으니까. 그래서 더 사람들은 좋은 사람을 갈구하나 보다. 나에게 그런 공감 능력이 있을까? 만약, 없다면 억지로라도 만들고 싶다. 그런 과정이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이니까. 사람을 통해 배우면서 그들의 삶을 곁에서 만나보고 싶다. 당연히 쉽지 않다는 걸 안다. 그들은 아무에게나 그런 말들을 하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많은 말과 행동보단 곁에서 묵묵히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준다면, 시간이 그들을 자연스럽게 친해지도록 설득할 것이다.  

    .          

‘순간 그리고 연(緣)


가끔 괜찮은 사람을 만나, 좋은 분위기 속에서 유익한 시간을 보낼 때가 있다. 시간이 지나서도 그 사람이 생각나면 우린 연락을 하고 연(緣)을 맺는다. 나 이외의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편한 자리에서 들려주면, 신기하게도 집중하며 경청하게 된다. 활자로 된 스토리가 아니라, 라디오 속 DJ 방송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가 편한 자리에서 편한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졌을 때, 잔잔한 쾌감은 그 사람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친해지고 싶은 욕망, 연(緣)을 맺고 싶은 탐욕을 떠나서 그 순간 그 자리에서의 시간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그 시간은 아마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테니까.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유쾌하고 기대가 된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곁에서 느껴지는 좋은 향기에 취해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 빠져든다. 혹, 램프의 요정을 만난 듯 신기한 표정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평범한 이야기도 그들의 입에선 뿜어져 나오면, 마치 판타지 속 이야기처럼 흥미진진하게 전해진다. 어쩌면 그들에 대한 무한 관심이 그들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불어넣는지도 모른다. 시간은 빨리 흘러간다. 그리고 함께 한 공간도 빠르게 바뀐다. 순간은 영원할 수 없기에 그 순간의 그 기쁨은 다시 찾아오기 힘들다. 그래서 더 그 순간의 행복에 감사해야 한다.     


혼자만의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면 조심스럽게 당부하고 싶다. 사람들과 좋은 연(緣)을 맺고, 그들과 재미있는 일상을 공유한다면, 평범한 일상은 꽤 즐거운 일상이 될 거다. 삶이 주는 편안함과 행복감을 그들이 선물해 줄지도 모른다. 잠깐의 느낌으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소소한 행복들이 모여서 나를 유지시키고,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나는 지금도 사람이 궁금하다. 그래서 더 관심을 갖고, 그들과 많은 시간을 공유하고 싶다.     


나는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따듯한 사람이 되고 싶다. 좋은 사람은 힘들더라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줄 수 있는 배려의 미덕을 가지고 싶다. 그렇게 하나하나 배워 나가며 사람들과 좋은 연(緣)을 맺고 싶다.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나의 삶에도 자연스럽게 충실해질 거다. 나를 변화시키는 잔잔한 동기부여가 그들의 향기에선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나는 궁금하다. 앞으로 어떤 사람들과 연(緣)을 맺게 될지? 그들과 어떤 삶을 공유하게 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볼 생각이다.     


<그림출처 -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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