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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고신 Sep 10. 2022

엉뚱한 세포

엉뚱한 생각만으로 직업이 될 수 있을까?

흰 구름이 떠 있는 파란 하늘을  비행기가 지나가자 구름을 절반으로 갈랐다. 그랬더니 구름과 구름 사이의 빈 공간에 사람 형체가 나왔다. 역시 메인이 되는 주 재료보다는 보조 재료로 음식 형태를 만드는 것이 더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은 엉뚱한 아이디어로 프로젝트의 정곡을 찌르는 작업이다. 핵심을 기반으로 한 엉뚱한 기획은 재미 요소와 마케팅을 동시에 만족시키는데, 갑자기 궁금증이 생겼다.  

     

‘남들보다 내가 잘하는 게 뭐지?’  


누구나 한 번 정도는 생각해 본 질문이지 않을까? 어떤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 갑자기 나 자신에게 궁금해졌다. 남들보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사업력이 좋아서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다. 질문은 질문의 끈을 이어갔고, 결국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남들과 다른 유별한 나만의 재능!      


‘난 엉뚱한 세포가 많지!’   

 

남들보다 조금은 더 엉뚱하게 생각을 하고, 이를 현실화시키는 재미있는 능력이 있다. 특별할 건 없지만, 그래도 이런 재능으로 <카피라이터>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역발상을 축으로 하는 광고 작업은 기간이 짧아서 힘든 반면에,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큰 작업이다. 엉뚱한 생각을 흥미로운 논리로 풀어야 한다. 스토리를 가미하고, 새로운 상황을 설정해서 기억에 남는 광고 카피를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엉뚱한 기획은 영상을 통해 훌륭한 작품으로 송출된다. 어쩌면 난 생각보다 엉뚱한 세포가 많은가 보다.      


‘엉뚱한 생각만으로 직업이 될 수 있을까?’

 

솔직히 모르겠다. 아니, 가능할 수도 있다. 가능하다는 말은 실현될 수도 있다는 퍼센트(%)에 불과하지만, 불가능이 아니기에 그 가능성에 도전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는 말이다. 엉뚱함이 적당하면 딱 그 정도만 작품으로 나온다. 그렇다면 그 이상으로 엉뚱하면 과연 좋은 작품이 나올까? 갑자기 엉뚱함의 정의가 궁금해졌다.    


‘엉뚱함이란?’ 


엉뚱함은 일이나 물건이 헝클어지고 뒤섞여서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만큼 결딴나거나 난잡한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생각이 난잡해지면 작품이 잘 나온다는 말일까? 카피라이터의 기획은 기존에 송출된 다양한 형태의 광고를 분석하고 정리해서, 엉뚱함의 틀을 새로 설계하고 이를 광고 카피와 영상 연출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서, 엉뚱함을 논리적이고 전문적인 요소들로 설명한다는 뜻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도 당신은 엉뚱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나?     


엉뚱한 생각은 개인과 사회의 환경을 바꾸는 중요한 요소다. 굳이 작품을 만들려고 하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 흥미로운 상황들을 연출한다. 혹시 엉뚱한 생각은 엉뚱한 세포에서 나오는 건 아닐까? 정말 엉뚱한 질문이다. 만약 엉뚱한 세포가 존재한다면, 나는 상당히 높은 레벨의 보유자일 거다. 엉뚱한 상상력으로 지금도 돈을 벌고 있으니 말이다. 엉뚱한 생각은 내가 작품을 기획하는 가장 근본적인 바탕이다.


‘엉뚱한 작품?’  


흥미로운 소재로 작품을 구상하고, 이를 토대로 스토리를 만든다. 엉뚱하다는 말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신선하다는 말을 내포한다. 사람과 환경에 따라서 언제든지 다양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때론 책에서, 때론 영화나 드라마에서, 때론 길거리를 지나가는 아이에게서도 그 소재를 찾을 수 있다. 그래서 항상 생각의 문을 열어둬야 한다. 언제 어디서 그 소재가 짠하고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엉뚱한 하루!’     


오늘 하루는 최대한 엉뚱한 생각으로 하루를 구성해 보면 어떨까? 평소에 입지 않던 옷을 입고, 먹어 보지 않은 음식을 먹으며 새로운 장소에 가 보는 것이다. 완벽하게 좋을 순 없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생활의 변화가 될 것 같다. 엉뚱한 세포는 엉뚱하다고 생각할 때 만들어지는 마법 같은 묘약이다. 생각만으로 일상은 흥미가 되고 판타스틱이 될 수도 있다. 불가능한 얘기라고?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기왕이면 오늘 하루도 엉뚱하고 재미있는 일상이 되길 기대해 본다.  



<그림출처 - www.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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