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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고신 Dec 25. 2022

난 나에게 증명이 필요하다

평범한 글쟁이다

평범한 글쟁이다.      


처음엔 몰랐다.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글이 가진 의미를 몰랐다. 지금도 알아가는 중이지만 솔직히 아직도 모르겠다. 그 느낌만 알 뿐 정확한 의미를 아는 데는 지금까지 공부한 시간보다 더 걸릴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모르는 정보를 알아가는 재미는 쏠쏠하다. 그 과정이 힘들지라도 말이다.   

  

푸른 평야와 우거진 숲이 산업 문화로 덮일 만큼 시대는 변했고, 덩달아 사람도 변했다. 자유와 개성이 중요시되고, 문화가 생활의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되었다. 사회의 가치보다 개인의 행복이 중요시되고, 개인의 행복이 국가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이 갖추어졌다. 그런 사회에서 글을 적는다는 건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가치의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누군가를 위한 가치. 나만을 위한 가치. 사회를 위한 가치. 각각의 가치는 저마다 고유의 특성을 지니며, 장단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에 따른 기회비용은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 선택과 책임의 문제이지, ‘WHAT’에 대한 의문은 아니라는 말이다. 많은 자기 계발서보단 자기만의 실천을 권한다. 물론 나 자신도 이에 포함된다.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을 져야 하므로 사실 더 불안하고 걱정이 앞선다. 내가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스스로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어떤가?     

 

현재의 난 과정의 삶을 살고 있다. 목표한 것들을 이루기 위해 책상과 밤 그리고 노트북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과정은 반드시 결과를 도출하지 않기에, 과정으로 끝날 때가 많다. 가끔 보이는 결과는 과정을 더 빛나게 하고, 다음 과정에 대한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하지만 과정이 길어지면 힘이 빠지고 의지가 약해진다. ‘힘드니까 젊다’라는 말은 충분히 잘못된 말이라고 본다. 정말 힘들어서 죽을 수도 있으니까. 과정이 힘들 때면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     


 당신의 과정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나의 과정은 매 순간이 고비고 쉽지 않다. 하나의 언덕을 넘는데도 많은 시간과 고뇌가 뒤따른다. 재능을 탓하고, 환경을 탓하고, 심지어 모든 것을 탓한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핑곗거리를. 자기 합리화를 위한 현실 도피는 결국 사회에서 도태하게 만든다. 과정을 잘 푸는 방법은 아마도 신이 아니면 절대 모를 것이다.    

  

난 나에게 증명이 필요하다. 나의 길을 달려야 하고, 나의 지식을 채워야 하며, 나의 사람을 소중히 해야 한다. 많은 말보단 단순한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증명을 위해선 조건이 필요하다. 나의 길, 사람, 행동이 바로 그 조건이다. 나의 길을 가는데 올곧은 길을 갈 필요는 없다. 때론 거칠고 때론 장애물이 많은 길을 갈 수도 있다. 눈물과 땀방울을 머금고 열심히 달려야만 본래의 길로 돌아올 수 있지만, 그래도 달려야 나의 길은 존재한다. 때론 많은 사람보단 나를 이해해 주는 한 명의 사람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많은 말보단 곁을 지켜주는 따뜻함이 나의 다음 발걸음을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행동은 그런 조건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결과를 위한 과정이 아니길 바란다. 과정에서 도출되는 결과이길 바라며, 그 부분이 가장 어려운 영역인 것 같다.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면 좋은 결과를 낸다’라는 말은 하루를 사는 사람들에겐 공감이 안 되는 말이다. 결과를 내야만 살아남는 작가로 오랜 시간을 버텨 왔다. 마감 압박으로 인한 작업물들이 결국 나오긴 했었지만, 대부분의 작업은 몰입한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도출된 결과였었다. 과정에 좀 더 몰입해야만 결과도 나온다는 말이다.    

  

글이 가진 의미를 아직도 모르긴 매한가지다. 방법과 과정, 증명과 결과를 생각하는 글보단 단순히 나 자신을 보여주는 글들을 쓰려한다. 단순한 명제는 그 어떤 멋진 수식어보다 값진 증명이니까. 


<그림출처 - www.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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