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혜인 Sep 18. 2016

퇴사 후 5개월이 지났다.

*포토 에세이

나는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걸까?  

내가 생각한 방향이 올바른 방향인가?

나는 지금  후회하고 있나?

 

회사 다닐 때는 사실 이런 고민할 틈이 없었다. 회사 집 회사 집 그리고 생각이라는 것을 할 여유도 없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고 지금 이런 나 자신에 대한 고민 자체가 어쩌면 굉장한 사치일지도 모르겠다.   

회사를 그만두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정말 단순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하기 싫었다. 너무 싫었다. 만약 5년 뒤에도 내가 이 일을 하고 있다면 굉장히 슬프겠다. 불쌍한 내 인생! 이거였다. 물론 인간관계에서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도 한몫하긴 했다.   

굳이 하기 싫은 일을 꾸역꾸역 해야 할까? 나는 이것을 하기 위해 지금까지 살아온 걸까?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무작정 회사를 나오고 좋아하는 일인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었다.

모험도 모험이지만 정말 철없는 생각이기도 하다. 나름 3년 동안 고민한 것이지만 그래도 요즘 세상에 아무것도 없이 달랑 열정 아닌 열정, 꿈같은 순진한 이유로 회사를 나온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하지만 세상에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그렇다고 하기 싫은 일을 할 이유는 또 무엇인가? 돈을 벌어야 하니까? 

어느 순간 그 이유조차 나에게 보이지 않는 순간이 오게 되었다. 


월급이 들어와도 기쁘지 않고 보너스도 반갑지 않았을 때였다. 

그냥 그랬다. 기분이 

월급이라는 주사를 맞으면서 매달 버텼던 날들이었는데 월급도 반갑지 않고 , 이곳에서 빠져나가고 싶었다. 그저 의미 없는 내 하루가 마음에 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이곳에서 시간을 보낸 것이 너무나도 아깝게 느껴졌을 때 퇴사를 맘먹었다. 



제일 많이 들은 말이 '그거 하면 돈 벌어?'였는데 글쎄. 돈을 벌려면 회사를 계속 다니지 않았을까. 회사만큼 정해진 날에 정해진 수입이 들어오는 그런 편한 생활(편하지 않지만)이 있을까. 하지만 나는 이미 돈이 문제가 아니었으므로 그 말에 겁을 먹지도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여기가 아무리 힘들어도 다른데도 다 힘들어. 회사 밖은 지옥이야,  후회할걸.'  

이 말도 역시 많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렇게 지옥은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 들었던 것보다는 살만했다. 사실 어느 곳이나 어떤 맘을 먹고 있느냐에 따라 그곳이 지옥인지 천국인지  

달라지는 것 같다.


지금은 확실히 회사가 정말 돈을 많이 주고 경제적으로 편했던 시절이었구나를 느끼긴 한다.   

그래도 과거의 나에게 돌아간다면 '다시 생각해봐'라는 말을 해주진 않을 것 같다   

그냥 '열심히 해!하고 싶은 대로 ' 정도. 후회는 하진 않는다 그러면 된 거겠지.  

지금 인생이 행복하고, 세상이 아름답게만 보이고, 하는 일이 술술 풀리고 , 그렇진 않지만 어찌 됐든 후회를 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후회를 하지 않게 살아가야하는 것은 이제 온전히 선택한 나의 몫과 책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진 , 설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