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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슬비 Nov 20. 2019

꽃이 피고 지듯이

#꽃이 피고 지듯이

꽃이 피고 지고, 봄은 가고 여름이 오고, 해는 동쪽으로 뜨고 서쪽으로 지고,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바람은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불고. 이 모든 게 자연스러운 것들이다. 너무나 당연한 것들.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들. 어릴 때 배우는 것들. 그러나 살다 보면 당연한 건 많이 없다는 걸 느낀다.

내가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이 당연하지 않듯, 누군가 나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당연하지 않다. 내가 누구를 사랑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듯 누군가 나를 사랑해주는 것도 당연하지 않다. 세상은 당연하지 않은 것 투성이다.

노력을 하면 성공을 이루는 건 당연하지 않다. 세상은 생각보다 운이 중요하다. 인격 좋은 사람이 성공을 이루는 것도 당연하지 않다. 세상은 생각보다 비상식적이다. 성공한 사람이 행복하다는 보장도 없다. 세상은 생각보다 예측 불가하다. 세상은 당연하지 않은 것 투성이다.

알면서도 믿어본다. 당연한 사랑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네가 나를 사랑하는 건 필연적인 일이라고 믿는다. 노력을 한다고 다 성공하는 게 아님을 알면서도 노력해본다. 인격이 성공과 비례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인격을 갖추려 노력해본다. 꽃이 피고 지듯이 세상엔 당연한 것도 있다고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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