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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슬비 Nov 30. 2019

감정의 색

#감정의 

한동안 퍼스널 컬러가 유행했었다. 각자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을 찾아준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색의 옷을 입으면 되지 뭐하러 웜톤, 쿨톤에 , 여름, 가을, 겨울까지 구분하나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게 어울리는 색의 옷을 입으면  사는 낯빛을 무시하기는 어려웠다. 확실히 어울리지 않는 색의 옷을 입으면 얼굴색이 말이 아닌 것이 느껴졌다. 남들은 나에게 그렇게까지 관심 없겠지만, 문득 거울에 스친  모습에 깜짝 놀라곤 한다.

감정에도 채도와 명도가 존재할까. 나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명도는 색의 밝고 어두움이다. 나는 누구나 0부터 10까지 감정의 명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누구나 밝은 색의 감정도 어두운 색의 감정도 가지고 있다. 감정의 명도가 0 있거나 10 있다는  어딘가 아픈 것이다. 누구에게나 감정의 색은 밝았다 어두워졌다 한다. 다만, 명도가 0 10 오가는 사람보다는 중간 정도를 맴도는 사람이 건강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채도는 색의 선명한 정도이다. 채도가 높을수록  색은 원색에 가깝다. 채도가 높으면 순수하고 선명한 색이다. 안타깝게도 감정의 채도는 나이가  수록 낮아지는  같다. 감정에 무뎌지고, 순수함을 잃어간다. 선명한 감정은 아프니까, 무디게 탁하게 만들어서 배출한다.

그럼 감정의 색상도 있을까. 나에게 맞는 감정에 색이 있을까. 나는 그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어울리는 감정의 .  색을 입으면 나의 채도와 명도가 높아지는 그런 나만의 감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찾기 위해서는 내가 퍼스널 컬러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내가 나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나의 세세한 감정에  기울여주고, 토닥여주고, 마음껏 슬퍼해주고, 마음껏 기뻐해 줄  나는 비로소  색을 찾을  있을 것이다.

나는 어렴풋이 나의 색을   같다. 나의 감정의 색은 보라색이거나 분홍색일 것이다. 여자 어른의 성숙함과 여자 아이의 미숙함  사이, 우울과 기쁨  사이 어딘가에 나의 감정의 색이 있다. 어쩌면 잘못 진단했을 수도 있다. 아직 어리고  몰라서 내가 좋아하는 색을 쫓아 무작정 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에게 자꾸 물으려 한다. 지금 기쁘냐고, 슬프냐고. 기쁘면  기쁘냐고, 슬프면  슬프냐고. 마음껏 감정을 누려도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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