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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카이브 Apr 30. 2023

출발! 리메이크 여행

리메이크 영화 열풍에 관하여

리메이크 영화나 시즌2와 같은 속편을 생각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전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 ‘리메이크작은 b급이다’ 등 저는 원작에 비롯되어 나오는 작품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이 들곤 해요. 원작의 완성도와 재미를 속편 또는 리메이크작이 과연 잘 살릴 수 있을까 우려되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그동안 속편과 리메이크작의 부진 사례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리메이크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90년대의 우리 모두의 첫사랑이었던 전지현의 주연작인 ‘엽기적인 그녀’(2001년)의 경우 원작 주인공인 차태현과 f(x)의 빅토리아를 내세워 15년 만에 ‘엽기적인 그녀 2’를 개봉했지만 관객 수 7만 7000명으로 흥행에 실패했어요. 이 밖에도 ‘친구 2’(2013년) 등 전작의 영광을 보지 못한 속편이 대다수였어요. 하지만 작년 2022년의 경우에는 리메이크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고 해요. 상반기에는 속편 영화가, 하반기에는 리메이크 영화가 빛을 발한 한해였다고 하는데요?!

저와 함께 출발! re-비디오 여행 함께 하실까요?



리메이크, 리부트, 리바이벌 차이가 뭐야? 

이미 나온 원작을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비슷한 개념이지만 조금씩 차이가 있어요.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인 리메이크 (Remake)는 원작을 크게 바꾸지 않는 방식이에요. 리부트(Reboot)는 원작에 기반하여 스토리를 유지한 채 새로 스토리를 설정하는 작품을 뜻해요. 옛날 명작을 현재 재해석하고 컴퓨터그래픽 같은 기술로 볼거리를 덧붙이는 식으로 제작되고 있어요. 리바이벌 (Revival)은 우리가 흔히 ‘시즌2’라고 알고 있는 속편을 의미해요. 리부트와 달리 극 중 시간의 흐름이나 등장인물을 그대로 쓰는 사례가 많아요.



작년 유독 re- 영화들이 많았던 이유는?

2022년 상반기 영화 업계의 주요 키워드는 속편이었고 하반기 주요 키워드는 리메이크였어요. 그만큼이나 올해는 특히 리메이크/ 리바이벌/ 리부트 영화가 많은 인기를 끌었다는 건데요. 과거에는 리메이크가 과거의 영광을 두고 벌이는 도박이라는 평을 내리곤 했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경기불황으로 인해서 영화 업계에서는 리메이크를 소위 안전빵으로 보고 있어요. 흥행의 전적이 있는 탄탄한 스토리 2. 원작 팬의 확보 3. 화제성 이 세 가지 요소를 끌어옴으로써 리메이크 영화는 불황과 이에 타격을 받아 불안정한 영화업계에 안전성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 거예요. 이처럼 관객을 끌어모을 요소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자료에 따르면, 리메이크 영화의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은 원작보다 평균 20~30% 낮다고 해요.


뿐만 아니라, OTT 플랫폼의 오리지널 시리즈에서도 리메이크작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어요. OTT 플랫폼에서 과거 유명 작품을 리메이크하는 방식을 통해서 구독자들을 끌어모으는 전략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에요. 그 예로는 스페인 작품인 종이의 집을 넷플릭스 오리지널에서 한국판으로 리메이크하였어요. 또한 인도 넷플릭스에서는 2013년 개봉한 하정우 주연의 ‘더 테러 라이브’에서 '다마카(Dhamaka)’라는 제목으로 제작하였어요. 이는 인도에서 크게 인기를 끄며 넷플릭스 인도 구독자들을 끌어모았다고 해요.



리메이크가 좋기만 한 것은 아니야-

작년 있었던 리메이크 붐에 대해서 일각에선 창의력의 실종을 지적하기도 한다고 해요. 콘텐츠의 범람으로 수많은 콘텐츠들이 나오고 있지만 어떤 것을 만들어도 비슷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요즘 시대에 스토리의 진부함을 지적받을 바에 옛것을 가져다 다시 만드는 게 낫다는 얘기예요. 이로 인해 지난 몇 년 동안 세계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리메이크·리부트 작품이 올랐고, 여전히 많은 작품이 이런 길을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하지만 리메이크의 경우 원작으로 인해 사람들의 기대가 부풀게 되고 더 날카로운 잣대로 평가받기도 해요. 이런 점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원작을 리메이크하는 방식을 통해서 탄탄한 스토리의 원작을 살리면서도 흥행을 이끌 수 있는 방식을 소개하고자 해요.



성공 법칙 1. 잘 알려지지 않은 원작을 리메이크하라!

[마약전쟁 (2014, 홍콩) → 독전 (2018)] 

리메이크작이라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영화도 있어요. 그중 하나가 바로 영화 독전. 독전은 홍콩영화 ‘마약전쟁’을 한국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이에요. 리메이크되면서 원작인 마약전쟁과 핵심 스토리 관점이 바뀌어 사람들이 리메이크되었다는 사실을 잘 몰랐다고 해요. 원작 <마약전쟁>이 마약 거래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한 경찰과 조직의 사투를 그렸다면 영화 <독전>은 마약 조직의 비밀스러운 보스 ‘이선생’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스토리에 중점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렇듯 원작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중점으로 스토리라인을 변주하여 리메이크하는 방식이 있어요.



성공 법칙 2. 알잘딱깔센 현지화

[종이의 집 → 한국판 종이의 집]

문화와 언어가 다른 작품을 리메이크하는 경우, 알잘딱깔센 현지화가 중요해요! 작년 리메이크 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의 경우 평가가 갈렸어요. 제 생각엔 꽤나 리메이크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종이의 집 한국판의 경우 예고편이 발표될 당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어요. 뛰어난 원작으로 인해 사람들의 기대가 커질 대로 커진 상태에서 공개된 예고편은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이었어요. 한국 영화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클리셰 범벅이라는 평과 함께 원작을 망쳤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저는 한국에서 자주 사용되는 연출방식과 대사들이 몰입을 떨어 트릴 수 있으나 언어와 문화가 다른 스페인의 작품을 성공적으로 현지화시켰다고 생각해요. 원작에서 도둑들이 스페인을 대표하는 작가인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으로 만든 가면을 만들었다면, 한국에서 현지화해오는 과정에서 하회탈과 북탈 등 한국의 다채로운 탈을 활용했다는 점이 재밌었어요. 또 남북 분단국가라는 한국의 특징을 활용해 스토리를 바꿔 전개해 나갔기 때문에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해요.


리메이크 금지했으면 하는 영화

러브레터 (1995, 일본)

건드려서는 안 되는 고전이 있어요. 그중 하나는 바로 ‘러브레터’. 러브레터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재개봉되고 다시는 재개봉이 되지 않는다고 해요. 러브레터는 그동안 국내에서만 8번 재개봉할 정도로 수없이 많이 재개봉하였어요. 이렇게나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영화임에도 리메이크되지 않고 있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앞으로도 이 영화는 쉽사리 리메이크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재밌는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이 영화의 분위기와 사람들이 공유하고 추억하는 영화의 기억을 리메이크작이 쉽사리 재현해내지 못할 것 같거든요. 무엇보다도 ”오겡끼데스까~” 이 명장면을 어떻게 리메이크할지 많이 난감할 것 같기도 해요.




출발! 리메이크 여행 어떠셨나요?

리메이크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보장된 스토리와 참신한 소재를 재활용해 만든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원작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지만 리메이크작들이 많아지면서 영화 제작의 지름길로 여겨지는 건 아닌지에 대한 우려들이 많은데요. 저도 참신한 소재들을 재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영화관에 갔을 때 기대되는 새로운 영화가 스크린에서 사라지는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해요. 경기불황과 OTT 플랫폼 시장의 확장으로 인해 안정적인 선택지로서 제작되던 리메이크 영화. 한편으로는 문화예술업계에 원작이 될 영화들을 시도할 수 있는 시장 상황이 아니라는 빨간 적신호 같기도 해서 안타깝기도 하네요. 그럼에도 계속될 창작들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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