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돌고래유괴단 광고 아니야?”
올 상반기, 자주 들렸던 말이다.
이제 돌고래유괴단은 확실한 색깔을 가지며 광고계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광고를 유독 광고보다는 ‘작품’이라고 싶다.
첫 장면을 스킵하지 않고 보게 만드는 스토리라인, 그 뒤를 잇는 반전과 유머러스한 요소까지. 무의식적으로 보더라도 그들만의 문법이 나오면 대중은 곧바로 ‘돌고래유괴단’을 떠올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발한 상상력. 크리에이티브 씬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들이다.
기존 광고의 문법을 깨뜨리는 사람들
돌고래유괴단의 광고는 전형적인 ‘광고 문법’을 비껴간다. 기획 방식부터 전달 방식까지, 기존에 당연하게 여겨졌던 틀을 뒤흔드는 것이다.
정보를 나열하는 대신 ‘이야기’를 들려주고, 제품을 일일이 설명하기보다 그 제품이 존재하는 ‘세계’를 만들어낸다. 익숙했던 브랜드도 이들의 손을 거치면 전혀 새로운 얼굴을 갖는다.
그래서일까. 수많은 광고를 접하는 오늘날, 돌고래유괴단의 광고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광고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하게 만들고, 영화처럼 더 깊이 몰입하게 만든다.
타깃은 ‘소비자’가 아니라 ‘관객’
그렇다면, 그들의 상상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
돌고래유괴단은 소비자를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관객’으로 바라본다. 단순히 물건을 팔기 위해 소구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방식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얻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 그렇기에 더 신선한 접근이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의 광고는 정보를 먼저 말하지 않는다.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그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고 이후에 정보를 언급한다.
스킵 버튼을 손에 쥔 우리는, 돌고래유괴단의 광고만큼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처럼 끝까지 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결국, 크리에이티브는 관점에서 나온다
이번 상반기 돌고래유괴단의 광고들을 보며, ‘크리에이티브란 결국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때때로 광고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현실에 부딪혀 언젠가 크리에이티브를 잃게 되진 않을까, 그런 걱정도 든다. 하지만 돌고래유괴단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그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처음 광고를 꿈꿨던 그 마음을 끝까지 놓지 않고 싶다.
조금 더 신선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대중들이 광고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그리고 그 광고가 누군가에게 작은 영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나는 광고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