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디바마을 퀸가비〉 채널이 알고리즘을 타던 때 또또를 처음 알게 됐다. 솔직히 말하면, 당시엔 퀸가비 콘텐츠를 그다지 즐겨 보지 않았기에 ‘또또’라는 이름 역시 그저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캐릭터쯤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또또와 어버의 첫 소개팅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귀엽고 순한 인상과는 다르게, 굵은 목소리, 거침없는 말투, 쿨한 리액션이 신선했다. 그녀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졌다.
그날 이후, 나는 퀸가비 채널과 또또의 유튜브를 정주행 했고 또또가 등장하는 영상이라면 하나도 빠짐없이 챙겨 보았다. 남 눈치 안 보고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누구보다 감정에 충실한 모습이 보기 좋았기 때문에 때로는 또또같은 성격이 부럽기도 했고, 닮고 싶은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남녀가 뒤바뀐 듯한 소개팅 썰, 달콤하면서도 살벌했던 신혼여행 이야기, 사소한 에피소드에도 웃음과 진심을 전하는 또또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된 것 같다.
내가 처음 또또를 접했던 소개팅 영상이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테토녀’ ‘수컷녀’라는 타이틀이 붙고 조금은 달라진 또또의 텐션이 느껴졌다.
"안녕하세요!" 당찬 인사는 점점 더 커졌고, 리액션이 과한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가끔은 억지로 웃는 것처럼 느껴지는 장면들도 많아졌다. 어느 영상에선 그녀 스스로 “나 요즘 수염 나는 것 같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예전보다 더 남자답게 반응하려 애쓰고 있다고.
그 말을 들은 순간,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에 부응하기 위해 애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던 또또가 점점 '누군가의 기대'에 맞춰 자신을 조정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좋아하면서 언젠가부터 그 사람에게서 정제된 그 사람의 모습을 원하게 되는 것 같다. 문제는, 그 기대가 때때로 한 사람을 천천히 가두기도 한다는 것이다. ‘테토녀’라는 이름이 주는 유쾌함 뒤에는 그만큼의 부담도 함께 얹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무게를, 누구보다 솔직한 또또는 웃음으로 버텨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누군가가 좋아해 준 방식 그대로를 계속 유지해야 할 것 같은 압박. 처음엔 ‘그냥 나’였던 게 어느새 ‘그 사람이 기대하는 나’가 되어버린 적.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순간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진 않을까 싶다.
우리 모두 누군가에게 그냥 나로서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