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을 맡게 된 토끼의 이야기
첫 번째 동화의 두 번째 이야기: 달콤한 달이 된 토끼
다음날 아침.
토끼는 일어나자마자 해님을 보러 갔어요.
“해님. 어제 제가 깜빡 잠이 들어서 약속을 못 지켰어요. 미안해요”
“괜찮아 토끼야. 별님이 잠을 자러 가기 전에 네가 나를 찾으러 왔었다고 말해 주었어. 깜깜한 밤에 무서웠지?”
“네. 너무 무서웠어요. 밤에도 해님이 빛났으면 좋겠어요”
해님이 웃으며 말했어요.
“내가 부탁할 일이 바로 그거였어. 토끼가 나 대신에 밤에 반짝반짝 빛나 주겠니?”
“네? 제가요? 해님! 진짜 하고 싶어요. 그런데 저는 빛이 나지 않아요”
“내가 도와줄게. 넌 누구보다 잘할 거야! 나에게 가까이 와볼래?”
가까이 다가간 토끼는 해님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해님에게는 엄청나게 많은 둥근 공들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어요.
“나는 매일 아침 집에서 나오기 전에 이 공들을 하나하나 깨끗이 닦아준단다. 그래야 반짝반짝 빛이 나거든. 너에게 이 공을 몇 개 줄게. 내가 잠을 자러 가면 이 공들을 닦아서 밤하늘을 빛내 주겠니?”
토끼는 너무 기뻐 폴짝폴짝 뛰었어요.
“네! 제가 할래요!”
집으로 돌아온 토끼는 해님에게 받은 공들을 이리저리 굴려 봤어요.
“왜 이러지? 아까는 분명 빛이 났는데……. 아! 맞다 깨끗이 닦으라고 했지?”
토끼는 공들을 하나하나 열심히 닦았어요. 그러자 토끼의 손이 닿았던 곳마다 공들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어요.
“우~~ 와! 내 손에 닿으니 빛이 나네!”
두 번째 나의 이야기: 나의 꿈은 상상만 하고 있나 봅니다. 이룰 수 있는 걸까요?
고등학교 3학년 때 가고 싶은 학과를 말하라고 하면 언론홍보학과였다. 방송 쪽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은 언제나 아름답고 행복해 보였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을 방송국에서 스치듯이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PC방에서 포탈 시계 창을 띄어가며 티켓팅 하고서도 먼지처럼 보이는 그 모습을 보면서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에 행복해했다. 그런데 방송국에 들어가면 조금은... 편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그렇지만 나는 수능을 철저하게 망했고 내가 가고 싶은 학과 대신, 집에서 멀었던 4년제 대학교 대신 부모님이 원하는 학과가 있고 특히 근처에 있던 전문대로 갔다.
학교를 다니면서 4년제 대학교를 다니는 친구가 부러웠는데 그건 바로 “대학내일” 잡지 때문이었다.
"대학내일"이란 잡지가 무엇이길래 그걸 구하기가 힘들다고 하는 것인지. 대체 거기엔 어떤 내용이 나오길래? 표지 모델은 대학생인가? 뭔가 자세히 물어보기 싫어서 물어보진 않았다. 토익 시험은 무엇인지, 스터디는 왜 하는지 도통 대화에 낄 수 없는 내가 되어있었다.
편입이라는 걸 해보는 게 어떠냐는 친구의 말에 준비를 하고 2년인가 3년 만에 편입을 했다. 난 정말 날 받아준 우리 학교가 제일 좋다. 그리고 우리 학교에 들어가 그렇게 보고 싶던 "대학내일"을 우리 대학교 중앙도서관 앞에서 봤을 때 내가 대학교에 온 게 맞는구나라는 생각에 뭉클했다.
대체 대학내일이 뭐라고.
“대학내일”을 봤을 때까지만 해도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꿈을 이뤘기에 나의 꿈이 사라졌다. 다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당황했다. 목표가 없으면 어때?라는 생각을 갖기까지 오래 걸렸다. 한동안 편입을 해버렸네.라는 생각에 어찌 보면 허무하다는 생각도 했다.
중학교를 졸업하면 당연히 고등학교를 가야 하고, 대학을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게 다였다. 대학을 왔는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 대학 가면 취업은 그냥 학교 가듯이 되는 줄 알았다.
평생 먹고 살아야 할 일이 나랑 맞는지 어떻게 알아봐야 하는 걸까.
그냥 또 남들 다하는 대로.
이런 곳 저런 곳 넣어보기도 하고, 나의 적성은 회사에 맞추면 된다. 나의 성격도 회사에 맞춰서 쓰니까 자소서 대신 소설이 쓰였다.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내가 처음부터 계획도 했고 실행도 주도적으로 해서 성공했다고 혹은 실패해도 무언가를 남겼어야 했다. 실패에 상처 말고 남는 게 어디 있지. 정말 취업은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더라.
대학에 가면 생길 줄 알았던 이성 친구도 없고, 캠퍼스의 낭만도 한때였다. 각자의 상황은 다르겠지만 우리는 숨만 쉬어도 나가야 하는 돈이 있다. 그리고 또 취업을 했니 못했니에 대한 시선에 대한 부담감, 수 없이 자소서를 써서 내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귀하의 능력은 출중하나 회사가 수용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더 나은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뭔가 어느 순간이 되니까 메일 제목만 봐도 느낌이 왔었다.
아... 뭔가 쎄한데!...
수도 없이 받아보니 감흥도 없더라.
놀 수는 없으니까 파견직부터 시작을 했고, 남들 다하는 공무원 시험도 준비해보고, 이 회사 저 회사를 거쳐 지금의 회사에 오기까지 오래 걸렸다. 그러다 보니 나는 나이 많은 신입이 되었다.
자 어쨌든 정규직으로 취업을 했다.
그럼 이제는 결혼일까?
안타깝게도 나는 아직 나의 인생의 반쪽은 찾지 못했다. 세상에 존재하는지 안 하는지도 모르겠다. 취업을 준비하는 것처럼 어떤 사람을 어떻게 만나서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결혼을 남들이 다 하는 거니까 해야지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하고 싶은 거보다는 남들이 다하니까 해야 한다는 학습된 행동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 정해진 길에 속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바라본다. 내 의지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거지만, 세상의 잣대와 시선은 따뜻하지 못하다.
세상에는 정해진 단계라는 게 있다. 무엇을 하고 나면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한다. 남들이 정했고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는 그 단계를 따라가는 시늉이라도 해야 뒷 말도 없고 편안해진다.
흔히들 말한다. 남들의 시선이 무엇이 중요하냐. 너의 행복을 찾아라. 나는 나만의 길을 가는 것이다 라고.
그렇게 되고 싶다. 하지만 나의 꿈은 상상에만 존재하나 보다. 남들의 시선을 무시하면서까지 나만의 길을 갔을 때 내가 원하는 행복이 쥐어질까라는 걱정이 있다. 그래서 가끔 생각해본다. 이걸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걸까? 아님 나도 모르게 하고 싶어야만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회사에 들어와서 지내다 보니 봄과 가을이 되면 청첩장이 한 두 개가 놓여있다. 명절이면 당연시 여자 친구 남자 친구부터 결혼 이야기가 또 오간다. 선택하는 것도 힘들고 선택 당하기도 힘들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도 이래 저래 다 힘들다.
내가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건 주말이다.
퇴근 후에는 내일을 위해 제한되는 일들이 있지만 주말에는 오롯이 내가 계획한 대로 할 수 있다. 먹고 싶을 때 먹고, 보고 싶은 거 보고 사고 싶은 거 사러 나갔다 오고.
하루가 끝나면 오늘 하루가 행복하게 보냈던 것도 혹은 아쉽게 보낸 것도 그냥 다 내 몫이다.
내가 선택한 하루이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스스로 선택하면 후회가 남아도 고칠 수가 있다. 그러나 해야 하는 일을 했을 때 후회가 남는다면 상처로 남는다. 그래서 내가 하기 싫다고 했잖아. 이렇게.
오늘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이다. 남 눈치 안 보고 내가 먹고 싶은 거 먹고, 내가 치우고 싶을 때 치우고, 자고 싶을 때 잘 거다.
나는 그리고 여러분은 남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하고 싶을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이 말을 다들 알고 있는 말을 왜 하나 싶겠지만 생각해보면 지금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한 게 무엇일까? 그리고 생각하다 보면 미소가 지어질 것이다.
즐거운 기억이 떠오를 테니까.
내가 하고 싶었던 건 지금처럼 당신이 웃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거였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준 당신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오늘 꼭 타인에게 방해가 되지 않은 선에서 자유롭고 행복한 일을 스스로 결정해서 한 가지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