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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자 팀장의 하루 intro

팀장의 무게 - 팀원에서 팀장으로

by 이름없는선인장


팀장이 되고 나면 업무의 무게는 달라진다.

어느 정도의 책임과

어느 정도의 팀워크가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조직원들의 업무 향상 등

봐야 할 부분들이 많다.


어릴 때는 저 관리자들은 도대체 앉아서 무슨 일을 하는 건가, 일을 하는 건가, 그냥 자리 나 차지하고, 몇 마디 하는 게 다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다.


대기업에서 사원, 대리, 과장 진급을 하루 앞두고

나는 30 어린 나이에 이사 직함을 달았다.

나이는 어린데 윗사람의 업무보다는

중간관리자로, 실무를 하기도 하고

직원들과 함께하며 조직문화 개선에 힘썼다.

나는 부모님의 가족 경영 회사의 특별관계였으니.


그러다 서른 중후반에 다시 이직을 하고 과장 말년으로 입사, 차장, 부장을 달았다. 차장부터는 팀장이 되었고 1인 1팀에도 있었고, 나중엔 10명의 팀원이 있기도 했다. 많아서 관리가 힘들다기보다, 인원이 많으니 팀원들 한 명 한 명 챙기고 신경 쓸 일이 많았다. 개별 면담도 많이 했다.


그리고 다시 중견기업의 차장으로 입사해 나는 입사 7개월 만에 팀장을 달았다. 오랜 시간 팀장으로만 있다가 다시 ‘실무’를 하는 차장을 하는 것에 힘들었는데, 그것도 적응할 무렵, 난 다시 팀장을 달았다. 입사 면접 때부터 팀장 후보로 들어온 거였지만, 이게 독인지, 약인지 잘 모르겠다.


새로운 조직에 처음부터 팀장 입사가 아니라 오히려 팀원들과 타부 서원들과 어울리는 게 편했다. 같은 ‘팀원’이라는 동질감... 근데 이제 팀장이라고 사람들이 약간 거리감을 둔다. 이해도 되지만, 막상 팀장급의 동지도 없고, 그렇다고 살갑게 팀장님이라고 챙기는 스타일들의 팀원은 아니다. 그리고 그들도 나를 ‘팀장’으로서 저울질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는다. 아무튼 그래서 요즘은 좀 힘들다.


조직 안에서 외롭기도 하고, 팀이 작아서 그럴 수도 있고, 약간 혼자 일하는 경향의 팀원들이 대부분이라, 더 힘든 것 같다. 예전엔 야근을 해도 같이 하고, 서로 도움을 구하고, 으쌰 으쌰 분위기가 있었는데, 여기는 굉장히 각자 알아서 하는, 약간 내가 허수아비 느낌이랄까... 다른 부서에 비해 잘 챙겨주지 않는 듯하고, 다른 팀원들도 아직 낯설어하는 ‘팀장님’ 호칭. ‘지시’를 해도 기존에 본부장님이나 실장님이 시키거나 지시하는 부분과는 태도가 다르다. 우선 거부하거나 팀장의 지시가 최우선으로 처리되지 않는다. 내 팀원들이 날 대접 잘해줘야 다른 팀원들이 날 그렇게 대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너무 따지면 꼰대 같을 거 같고. 또 따지는 것도 우스운 문화다.


내가 다른 팀장에 비해 힘이 있거나, 사내나 사업 내용을 잘 아는 전문가였으면, 내가 그런 팀장이었으면 좋으련만...팀원들이 원하는 팀장이 아니라 행여 힘들까 나 혼자 팀원들 눈치를 본다.


팀장이 팀원들한테서 따 당하는 기분..

다들 아시죠?


아, 슬픈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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