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자 팀장의 하루 ep.01
나는 싱글이다.
드라마에서 보는 일과 결혼한 워커홀릭 또한 아니다.
가끔 가족이 있고, 아이들이 있는 다른 여자 직장인들이나, 남자 직장인들의 삶이 안정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삶을 살아나가는데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부분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이제 결혼을 안 한 친구는 정말 몇 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친구도 자주 만나기 쉽지 않다.
다들 일에 치이고, 가족에 치이고, 육아에 치인 일상을 살아나간다.
그런 나에게 일상에서의 친구를 찾기란, 오히려 오랜 시간 붙어 있는 직장 동료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직장동료도 친구로 생각이 들다가도, 이직을 하면 ‘공통분모’가 사라지면서, 막연히 멀어지게 되는 것 같다.
그 공허함을 견뎌내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더 오랜 시간을 붙어서 일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많은 이야기도 하고, 삶의 힘든 부분을 함께 했던 동료애가 있었기 떄문일거다.
새로운 직장에서 외로움을 달래는 건, 그냥 막연히 사무실에 홀로 남아 일을 하고 있는 거다.
바쁜게 오히려 위로가 될 지경이다.
삶이 단조로우니, 일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다시 일을 하거나, 뭐 그런 순이다.
운동을 하긴 하는데, 강렬하게 끌리지도 않고,
뭘 해도 집중이 잘 안되는 건 분명 체력 탓이고, 나이 탓인가 싶을 자괴감도 든다.
개인적으로 자기 관리 부족인가 보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공휴일에 일을 한다.
워커홀릭이 아니고, 일과 결혼한 것도 아니다.
그냥 따라잡고, 살아남기 위한, 뒤쳐진 자의 노력이랄까...라고 생각하니 더 애잔하다.
burn out이 되기 전에 쉬고 싶기도 하다.
참 조용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