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자 팀장의 하루 ep11
지하철 출근 길
출근길
한 자리가 비어 있다.
양 옆에 사람들이 너무 넓게 앉아 앉기가 망설여졌다. ‘쩍벌남’보다 많은 게 ‘어깨 깡패’였던가?
그래도 저기는 분명 한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자리다.
난 갈 길이 멀다.
그리고 저 사람들이 저렇게 앉을 권리도 없다.
비집고 들어가 앉았다.
말은 안 하지만 불쾌함을, 아니 불편함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누구 하나 어깨를 좁히지 않는다. 오히려 힘을 준다.
서로 영역 확보를 위한 암묵적 치열한 어깨 싸움이 일어난다.
솔직히 젊음 남성 분들이 힘으로 밀고 들어오면 내 뼈가 남아나지 않는다. 왜 다 깊숙이 안쪽에 어깨를 넣고 싶어서 쭉 펴고 들어오는 걸까...
출근길부터 어깨가 얼얼하다.
진심으로 묻고 싶다.
지하철 좌석 칸이 나한테만 작은 건지...
그리고 정녕 본인들은 편한지...
자신이 한 좌석 이상을 옷으로 침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렇게 누르기만 하면 남이 얼마나 아픈지, 정말 느끼지 못하는 걸까? 왜 먼저 앉았다는 이유만으로, 또 본인만 편하면 된다는 이유인 건지, 누가 침범하여 끼여 앉는다는 듯이 불쾌하다는 듯 얼굴을 징그리고 절대 비켜주지 않는다. 왜 서로 자리를 조금씩 좁혀 앉아주면 안 되는 걸까?
그들은 여자가 앉던 말던 힘으로 밀어붙인다.
그리곤 게임을 한다.
음악을 듣는다.
여자 친구와 카톡을 한다.
왼쪽은 H대 점퍼의 대학생,
오른쪽은 S대 점퍼의 대학생.
학교와 배려는 별 상관이 없나 보다.
물론 여성분들이나 여학생도 이런 분들이 없다는 건 아니다. 상대적으로 적고 주로 겨울에 펑퍼짐한 패딩 때문에 일어난다. 하지만 그들은 힘이 아닌 지속적 어깨 들썩거림으로 불쾌함을 표현한다. 이것도 같은 여자로서 기분이 좋지 않다. 나도 불편하다. ‘아... 누구나 불편하다..’ 난 오히려 아무 움직임을 최대한 주지 않으려고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데 그들은 왜 자꾸 움직이는 걸까?
모두 다 출근하는 길이고,
모두 다 고단하다.
옷깃만 닿아도 불편한 건,
진짜 불편한 걸까
내 공간에 침범한 느낌이어서 그런 걸까.
난 그저 못 잔 쪽잠을 좀 자보려 했지만
내 어깨만 남아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