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름없는선인장 Apr 04. 2019

웃어넘길 수 있다는 착각

40대 여자 팀장의 하루 ep12

사과는 타이밍이다


팀원이 팀장에게 사과하는데 걸린 시간 일주일.

그것도 윗 분과의 면담을 두 번이나 하고,

팀장이 팀원을 불러서야 들은 죄송하다는 사과

엎드려 절 받은 느낌,

사과가 늦어도 너무 늦었다.


그리고 대화를 이어가면 이어갈수록

팀원의 죄송함은 실수와 무례함을 인정하는 게 아닌 회피용이란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 전혀 실수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그냥 덮자고 한다.

이렇게 지나고서라도 매번 사과하면 된 거 아니냐고 한다. 그 사과가 매번 되풀이되면 그게 진짜 사과일까? 난 되묻는다.


계속 한 번의 사과와 미소로 무마하려고 한다.

자꾸 웃는다. 심각한데 본인은 웃는다.

웃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자존심이 상해 퇴사하겠다고 한 건, 휴직 처리로 마무리되지만, 애초에 위에서 감정을 풀고 사과를 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한 게 서로에게 독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그 정도로 사과할 마음도 없다고 했다.

서로 엇나간 감정을 풀고 간다는 건 애초에 무리였다.


어제의 사과는 온데간데없고

오늘은 모든 것을 비웃듯이 대처하는 그녀,

모든 걸 다 웃음으로 무마하려던 그녀.

매번 느끼지만 정말 돌변하는 그녀가 무섭다.


그냥 우리는 애초에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엔딩은 처참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